[일문일답]김수현 靑 수석 "부동산가격보다 중요한 가치 없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8·2 부동산대책과 관련해 "내년 봄 이사철까지는 (다주택자들에게) 팔 기회를 드리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정부가 내년 4월부터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들의 주택매매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현행 6~40%에다 10~20%포인트 더하기로 한 것의 의미를 설명한 것이다.

김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언급하면서도 보유세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공급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온당치 않다"고 설명했다. "두 달 만에 부동산이 급등한 원인을 누가 제공했나. '빚을 내서도 집을 사라'는 이전 정부의 메시지가 있었다"며 박근혜 정부와 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수현 사회수석의 간담회 발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오늘 아침의 여러 언론 보도를 다 봤다. 첫째 "참여정부의 재판이다. 실패를 반복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공급에 대한 대책은 안 내놓고 수요 중심의 규제를 한다는 게 (이같은 비판의) 하나의 축인 듯 하다. 또 다른 축은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빠졌다는 것이다. 원가공개 이야기는 안 나왔지만 후분양제 이야기하면서 더 세게, 근본적으로 해야한다는 논조가 한 축이었다.

야당을 비롯해 언론에서 제기하는 '참여정부 실패론의 반복' 우려에 대해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상당한 책임이 있는 제가 나와서 말하는 게 옳을 듯하다. 저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4년반 했다. 초기부터 있던 여러 부동산 정책에 결정권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 과정에 참여하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잘 안다. 참여정부 실패론이 제기될 때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 늘 마음이 아프다.

참여정부가 왜 실패했나, 어떤 실패를 했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참여정부 기간 중에 아파트 가격이 굉장히 올랐다. 특히 서울이 그랬다. 그걸 잡기 위해서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17번이나 발표했다. 여러번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점에서 (대책은) 명백한 실패다.

참여정부가 그런 의미에서 실패한 이유가 있다. 참여정부의 출발과 동시에 부동산 급등을 경험했다. 부동산은 국민의정부 때부터 오르고 있었고 모든 당시에는 규제를 풀어서 경기부양을 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었다. 참여정부 때는 모든 규제들이 다 풀렸던 상황이었다. 부동산 가격을 안 잡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어느 수준부터 할지 고심했다.

노태우 정부에서는 80년대 3저호황의 뒤를 이어 심각한 부동산 폭등을 경험했다. 토지공개념3법이라 해서 사상 유례 없는 부동산 제재를 했고, 5대 신도시 공급 등 획기적 정책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때 마련된 공식이 있었다.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린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가 워낙 빨리 성장해서 수요가 늘었고, 수요를 관리하는 가운데 공급을 관리해야 했다.

노무현 정부는 노태우 정부 시절 가장 강력한 수준을 참고해 '수요억제-공급확대' 정책을 했다. 그게 12.9 대책이다. 그게 안돼서 2005년 8.31 대책을 했다. 그 당시까지 대한민국 정부가 수행한 가장 강한 대책이었다. 그럼에도 안 잡혔다. 2006년 재반등했다. 그때 LTV, DTI 대출규제와 유동성 규제에 나섰다. 그 결과 2007년 1월부터 부동산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수요억제와 공급확대 외에 부동산 정책에 부족한 게 있었는데 노무현 정부는 그걸 뒤늦게 알았다. 부족한 것이 뭐냐면 전세계적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과잉 유동성, 부동산 거품이다. 전세계가 그 문제를 겪었다. 2008년 금융위기 원인이 된 거품이었다. 전세계에 이미 과잉 유동성의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 때만 해도 자본시장이 아직 개방되지 않은 상태였다. 수출이 늘어 많은 돈이 들어가긴 했지만 해외 직접투자로 돈이 그날그날 들어오던 수준은 아니었다. 참여정부가 인식 못한건 과잉유동성의 영향이었다. 결국 그걸 시행하기까지 4년이 걸려서 기존의 수요억제, 공급확대에 대출규제라는 유동성 규제까지 합쳐서 부동산 가격을 진정시켰다. 이런 표현을 써서 죄송하지만 그 결과 다른 나라와 같은 최악의 파국은 면했다.

대출규제를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더 선제적으로 했기에 금융위기 이후 폭락을 경험하지 않았다. 총체적으로 그런 변화된 시장환경, 전통적으로 알던 수요억제-공급확대 패러다임에서 유동성 국면에 깊은 이해가 부족해 강도조절에 실패했다고 인정한다. 그게 후대 정부가 깊이 성찰할 내용이 됐다.

부동산이 진정된 상태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쳤다. 두 정부는 10년간 참여정부 만든 규제와 질서를 완화하는 정책을 펼쳤다. 최종적으로 완화한게 2015년 4월, 재건축 단지 반등의 도화선이 된 민간 택지분양가 상한제까지 폐지한 것이다. 그 뒤 결과는 잘 알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미 박근혜 정부도 강남재건축이 안 된다고 해서 11.3 대책을 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 5월10일 이후 예상과 다르게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 우선 응급조치를 6.19대책으로 했고 이번에는 본조치를 시행한 것이다. 새 정부가 두 달간 뭘 했는가. 부동산을 올리는 무슨 조치를 했나. 왜이리 올랐나. 야당에 대해 이 점을 짚고 싶다. 두 달만에 급등한 원인을 누가 제공했나.

지난 3년, 4년 간에 초이노믹스와 2015년 4월 조치 등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이전 정부의 메시지였다. 정책적인 부추김이 있었다고 인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갑자기 규제를 새 정부가 가져온 것처럼 하면 안 된다. 박근혜 정부도 이대로 안된다고 해서 한게 11.3 조치다. 지금은 정상적이었다면 박근혜 정부 임기 중일 것이다. 박근혜 정부라 해도 지금 부동산이 올랐을 거고 규제 조치를 안 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버블붕괴 후유증을 겪었다. 각 국이 양적완화 조치를 펼쳤다. 2008년 이후 부동산이 안 오를 것처럼 보였고 부동산 시대가 끝났다는 말도 나왔다. 2008년 버블 붕괴는 100년에 한번 오는 붕괴라 했다. 그런데 2015년 말부터 각국 수도와 주요 도시에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주택전문가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수요공급의 문제를 떠난, 좀 다른 차원의 과도한 양적완화에 따른 머니게임이 벌어진다.

어제 발표한 대책은 이렇다. 기본적으로 참여정부가 했던 실패과정이 누적돼 있던 2007년 1월 당시의 정책들을 일시에 시행했다. 지금의 시장환경을 방치했다가는 양적완화의 규모, 유동성의 규모를 볼 때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참여정부 말기 가장 강력한 수준을 회복했다. 다주택에 대해서는 대출규제를 참여정부 때보다 더 강화했다. LTV, DTI를 30%까지 했고 세부적으로는 더 강화했다. 참여정부 실패론부터 지금까지의 과정 설명이다.

두번째 공급을 적게 하면 오를 것이라는 점이다. 원론적으로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 당연하다. 3~4년간 초이노믹스를 통해 부동산 경기부양을 한 결과가 어떻게 됐나 들여다봐야한다. 노태우 정부가 단군 이래 가장 많은 공급을 했다. 60만호가 넘었다. 대단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매년 장기적으로 얼마나 주택이 필요한가라는 적정치를 발표했다. 그게 연간 39만호였다. 가장 많이 공급했을때 70만호가 넘었다. 3년간 공급된 양은 우스갯소리지만 단군 이래 최대 공급양이다. 솔직히 새 정부 출범 전에는 주택가격이 하락 및 장기안정이 되지 않을까 예측한 게 사실이다.

강남은 물량이 부족하다고 한다. 드리고픈 말은 재건축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폐지했고, 강남권 재건축에 굉장히 많은 사업이 시행됐다. 이 역시 지난 몇 년간 평균치에 비해 3배가 더 허가가 나왔다. 이 문제를 수요-공급의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수요-공급은 물론 가장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강남권 등 부동산 반등은 지극히 비정상이다. 금융위기를 겪고 난 선진국 대도시가 겪는 비정상과 유사하다.

따라서 불을 진화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 왜 집을 짓지 않냐고 하는건 온당치 않다. 지금은 불을 꺼야 한다. 불이 꺼지면 적절한 형식으로 계층을 향해 공급이 이뤄질 것이다.

세번째로 왜 보유세를 안 올리는가 생각할 것이다. "왜 종부세를 안하나. 겁을 먹었나. 종부세 트라우마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양도세 중과는 발생한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고 보유세는 정규소득에서 내야 한다. 조세저항이 강한건 사실이다. 재산세 체계는 누진구조로 돼 있다. 재산세에서 가장 낮은 세율은 0.1%, 높은 건 0.5%이다. 전체적으로 계단식으로 7~8계단이다. 소득세 구간보다 더 많다. 소득 발생이 안 했는데도 누진구조로 세금을 내도록 돼 있다.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세금에 대해서는 누진구조 변화를 주거나 할 때 서민들의 상당한 우려가 예상된다.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했다. "종부세는 시장상황이 더 나빠지면 하는 것이냐", "슬쩍 하는 것이냐"고 말하지만 어떤 경우도 예단 하지 않는다. 보유세는 그 속성에 대해 새 정부가 잘 이해하고 있다. 신중한 의사결정을 할것이다.

마무리로 '어떻게 될 것 같나'이다. 어떤 경우에든 정부는 부동산 가격 문제에 물러서지 않을것이다. 아직 출범한지 3달이 안됐다. 일관성 측면에서 5년 동안 새로운 구조를 안착시키는데 대해서 확고하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진행할 시간을 갖고 있다.

다음은 김수현 수석과 일문일답

- 참여정부 때는 서울시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고, 지금은 박원순 시장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뉴타운을 추진했다. 강남 재건축에도 엇박자가 있었다. 이번 대책에 그런 문제를 고려하진 않았다. 유심히 봐야 할 것이 '도시재생뉴딜'이라고 문 대통령의 내 삶을 바꾸는 정책 시리즈 1번 공약이다. 새 정부의 핵심공약인데도 투기지역이나 투기관리지역에 대해서는 도시재생뉴딜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고육책이자 폭탄선언을 했다. 부동산 가격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본 것이다. 지방정부와 협력이 중요한데 서울시도 그런 점을 수긍하는 것 같다. 부동산 안정에 힘을 합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 보유세 강화없이 부동산 잡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보유세 강화 없이 양도세만 묶으면 "안 팔면 그만"이라는 말이 있다. 동결효과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다주택 양도세 중과는 2018년 4월부터 시작한다. 제일 늦게 시행한다. 그 때까지 팔 사람 팔라는 퇴로를 여는 것이다. 매물이 나와야 시장이 안정되는 것이다. 다주택자들이 정말 돈이 많아서 다주택하는 분도 있고, 갭투자 하는 분들은 전세가격이 주택가격의 85%까지 가니까 조금만 돈을 넣어 계속 집을 사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다주택자가 없으면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않는다. 누군가 임대용 주택을 내놔야 한다. 다주택을 하려면 사회적 책무를 함께 해달라는 것이다. 임대사업자 등록할 경우에는 다주택 양도세 중과가 배제된다. 그것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발표했다. 이번 조치가 다주택자들이 안 팔고 동결시키는 것으로 갈지, 임대사업 등록이라는 방향으로 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후자를 예상하고 있다.

- 2018년 4월을 거론했는데 보유세를 검토해 판단할 시기가 4월인가.

▷아니다. 보유세와 상관없다.

- 그 때까지 지켜보는 것인가.

▷보유세와 상관없고, 2018년 봄 이사철까지는 팔 기회를 드리겠다는 것이다.

- 입주대란 우려에 대한 대비책은.

▷불이 났는데, 불이 안 꺼졌는데 "나중에 나무는 뭘 심지"라는 질문과 유사하다. 지금은 그런 문제를 판단할 시기가 아니다.

- 부동산이 조정돼야 한다고 보나.

▷15년 전에도 받은 질문이다(웃음). 제 기억에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가 "현상유지"라는 쪽으로 말했다 혼이 났다. 그렇다고 부동산을 내리게 하는 권한이 정부에 있지 않다. 저도 답 할수 없는 질문이다.

- 보유세에 대한 신중함이 다른 세제에도 적용되나.

▷다른 세제는 제가 말할 것이 아니다. 2018년 세제개편안이 발표됐고, 그 배경과 목표를 이미 설명됐다. 이번 대책은 정부부처에서 기획하고 준비했다. 정부부처에서는 참여정부에서 했던 축적된 경험을 갖고 있다. 여러 패키지들이 있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가 어떤 것을 겪었는지를 보며 함께 잘 준비해 대처하겠다.

- 보유세에 관해 김현미 장관은 논의했다는데, 당정청에서 만장일치로 뺀 것인가.

▷정부정책은 모두 만장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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