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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힘겨루기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가 무산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관람객들이 텅 빈 본회의장을 바라보고 있다. 당초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정세균 국회의장이 주재한 자리에서 22일 본회의에서 추경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여야가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로 대립하면서 추경 심사도 지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선 추경, 후 청문회' 합의를 지켜야 한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은 전 경제부총리였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을 반드시 청문회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사진=뉴스1 |
22일 오전 새누리당 김도읍·더불어민주당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 의원총회 직후 회동을 갖고 이른바 '최종택(최경환·안종범·홍기택) 트리오'라 불리는 핵심 증인 채택 부분에 대한 논의를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관영 원내수석은 "(합의된 게) 없다"며 "핵심증인들에 대해 어떻든지 새누리당은 안된다는 것이고 더민주나 우리(국민의당)는 3명 중 2명 정도는 적어도 와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여기서 양보가 안되니 대안이 뭔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 역시 "김관영 수석이 최경환 의원에게 직접 전화했는데 '절대 안나간다'고 했다더라"며 "증인채택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도 무산됐다. 당초 여야 3당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지난 12일 회동을 갖고 22일 추경 본회의 통과를 합의한 바 있다.
야당은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전 경제수석),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 등 '핵심증인 3인'의 채택 없이는 추경처리에 동의해줄 수 없다는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이 오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최 부총리를 증인에서 배제하는 협상카드를 제시하고 나서면서 일각에선 3명의 증인 중 1~2명만 채택하는 것으로 조율 중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날 오후 있었던 더민주 의원총회는 강경 입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장이 됐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3명의 증인을 제외한 청문회는 있을 수도 없다. 추경을 초래한 이런 구조조정 청문회 없이 추경 통과 없다는 것을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협상 파트너인 여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국민적 의혹이 빗발치는데 감싸고 보호하는 게 여당 지도부의 할 일은 아니다"며 "집권여당 원내대표와 수석이 이런 결정을 할 위치에 있지 않은 듯 하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도 증인채택 문제에서만큼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2명에 대해서는 증인채택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안종범 수석의 출석에 동의하는 것은 당 뿐 아니라 청와대에서도 큰 부담이다.
야당에서는 최경환 당시 부총리가 '결자해지'를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설득에 나섰지만 최 의원은 출석 거부 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기택 전 행장의 경우에는 여야가 증인채택에 이견이 없지만 홍 전 행장의 소재지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
대신 새누리당은 기존 정무위원회, 기재위원회 별도의 청문회 방식에서 정무-기재 연석청문회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한 발 양보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3당 원내수석 회동 직후 김도읍 새누리당 수석은 "추경에 대해서는 (3당이) 공감을 많이 하고 있다"며 '연석청문회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추경을 위해서는 우리도 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민주 의총 결과를 전해들은 김 수석은 "그러면 추경은 못하겠네"라고 잘라말해, 청문회 증인을 놓고 뾰족한 해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추경을 포기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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