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野단일화 무산위기…포럼은 더민주에 '손'

[the300]강서병 더민주 한정애, 국민의당 김성호…설문항 정당 표기 이견

김세관 기자 | 입력 : 2016.04.01 16:49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강서구병에 출마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단일화 합의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첫 서울 야권 후보 간 단일화 합의가 무산 위기에 놓였다. 서울 강서병의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성호 국민의당 후보 간 합의가 3월31일 성사됐었지만 단일화 방식인 여론조사 문항에 대한 이견으로 9부 능선에서 제동이 걸리게 된 셈.

한 후보는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직접 사인한 전날 합의문을 공개하며 △경선방식은 국민배심원제와 여론조사 방식을 병행 비율은 5대5로 한다 △설문항은 정당을 표기해 후보적합도를 묻는다 등의 내용을 소개했다.

한 후보의 합의문 공개는 김 후보가 합의 이후에도 “여론조사 문항과 관련해 이견이 있어 논의 중”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는 점을 반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문항 이견은 한 후보는 설문항에 정당명을 표기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김 후보는 중앙당(국민의당) 지침에 따라 후보명으로만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는 것이 양측의 설명이다.

당초 두 후보는 다시민주주의포럼 중재 하에 이날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자회견 시간까지도 의견 차가 남아 결국 한 후보만 회견을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 후보는 김 후보의 사인이 포함된 전날 합의문을 근거로 “합의문에 명확히 ‘정당을 표기한다’고 돼 있고, 다시민주주의포럼 주관하에 토씨하나까지 합의를 했다”며 “합의 된 것까지 국민의당 중앙에서 하나하나 일거수일투족에 문제를 제기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진위 여부 공방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 할 생각이 없다”며 “김 후보의 후보 단일화에 대한 마지막 결단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단일화를 주관한 다시민주주의포럼은 한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포럼도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의 야권연대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규탄한다”며 “후보자 간 단일화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고 자율적 단일화를 전면 허용하라”고 말했다.

포럼은 “(합의) 과정에서 김 후보가 이 결과(문항 정당 표기 등)를 중앙당에 보고하겠다고 이야기 했지만 이것이 중앙당 추인을 받아야 하는 잠정합의라는 이야기를 한 사실이 없다”며 “포럼과 한 후보는 최종 합의로 이해하고 여론조사기관 선정 및 배심원단 집회 장소 등 실무적인 추가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포럼은 “김 후보의 결단과 한 후보의 양보로 성사된 아름다운 합의가 어그러진 과정에 국민의당 중앙당의 간섭과 압박이 있었음에 대해 분노하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면으로 자당 후보자들에게 당명을 뺀 여론조사를 강제 지침으로 압박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만적인 행태를 일삼으면서도 이태규 본부장은 오전 언론을 통해 ‘당이 제시한 것 이외의 방법으로 단일화해도 제재하지 않는다’고 태연스레 국민 앞에 거짓말을 늘어 놓고 있다”며 “이것이 과연 책임 있는 공당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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