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4년 애증, 끝내 파국…文 책임론 불가피

[the300]쌓인 앙금, 소통 실패…대규모 탈당-安 지지율 오르면 文 흔들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과 지도체제 개편 문제 등을 놓고 문재인 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을 선언한 후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이날 새벽 안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기위해 서울 상계동 안전 대표 자택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는 문재인 대표. 2015.12.13/뉴스1
안철수 의원이 13일 자신이 공동대표를 지냈던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키로 하면서 문재인 대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될 전망이다. 안 전 대표 탈당은 야권이 총선을 앞두고 적전분열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탈당선언 직후 비주류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대권욕심 때문에 일을 그르쳤다"며 책임론을 내세웠다. 앞서 12일 심야 의원간담회 참석 의원들은 안 전 대표의 책임을 거론하면서도 "문재인 대표는 현재 벌어지는 당의 갈등을 해결할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불가피하게 탈당을 막지못한 것이든, 사실상 몰아낸 것이나 마찬가지든 문 대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안 전 대표 탈당의 도화선이 된 '혁신'에 대해 혁신안 결정이나 집행권을 결국 당 대표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 전 대표 스스로 '새누리당 세력 저지'를 천명하는 등 야성을 뚜렷이 드러냈다. 야권의 중요한 자산이 당을 이탈했으므로 당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 탈당선언 후 정국구상에 들어갔다. 일단 숨을 고르며 당을 수습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문 대표 측근인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추가탈당이 없어야 할텐데 (문 대표가) 걱정이 있으시다"고 말했다.

연쇄탈당 규모가 10석을 넘어 교섭단체(20명) 수준으로 커지거나 안 전 대표의 정치력 입증, 국민적 지지도 반등과 같은 조건을 갖추면 안 전 대표에 힘이 쏠리면서 문 대표가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사퇴압력을 거세게 받게 된다. 반대로 '안철수 탈당' 사태가 예상보다 파장이 적거나 안 전 대표가 고립되면서 신당 등 독자세력화에 난항을 겪을 경우 문 대표 책임론은 위축된다.

당내 주류와 비주류, 수도권 초재선 그룹과 86세대 의원, 호남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그룹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도 변수다. 주승용 전 최고위원은 이날 "비통한 심정"이라면서도 "더이상의 파국은 막아야 한다"고 밝혀 잔류에 무게를 실었다.

단 분열의 배경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 등 주류가 기득권에 안주했다며 기득권 대 혁신의 구도를 내세웠다. 그러나 문 대표도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평가와 하위 20% 배제 등 일정한 혁신노력을 기울인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문재인·안철수 어느 쪽의 혁신의지가 더 강했느냐보다 양측의 불신과 소통실패가 '파국'의 다른 이유로 지적된다.

두 사람은 '척 하면 탁' 상대의 의중을 이해하기는커녕,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같은 자리에서 독대를 하고난 뒤에도 대화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양측의 해석이 다르기도 했다. 화성인·금성인 비유가 있을 정도다.

양측이 서로를 불편하게 여기는 상황이 반복되고 골이 깊어져 왔다. 2012년 대선후보 단일화가 두 사람 모두의 마음에 적잖은 빚과 앙금으로 남아있었다. 대선 후엔 후보단일화 과정에 서로 책임론을 미루는 진실공방도 벌어졌다. 지난해 안 전 대표와 전격 통합 결정을 이끈 김한길 전대표가 문 대표와는 대립각을 세웠다. 김한길·안철수 지도부가 무너진 다음 전당대회에 문 대표가 당선됐다.

결국 두 사람이 흉금을 터놓고 진솔하게 소통하기란 불가능했다. 13일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표는 안 전 대표를 대할 때면 극히 조심스러워 했다고 한다. 문 대표가 연장자이자 당내 강력한 세력을 이끄는 정치인으로 안 전 대표를 충분히 포용하지 못한 것이다.

안 전 대표의 책임도 있다. 주류 측에서는 안 전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공연히 혁신안을 흔들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안 전 대표가 직접 혁신위원장을 맡지 않은 점, 김상곤 혁신위 마무리 즈음 독자적인 혁신안을 내놓은 점 때문이다. 문 대표와 각을 세운 최근 흐름이 탈당 명분쌓기 아니었냐는 관측마저 있다.

이런 책임소재 논쟁은 결국 야권의 정치지형 변화에 따라 결론이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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