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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이라는 자리가 애매했다. 우리나라 최대 기업도시, 17개 광역단체장 중 한 자리. 웬만한 정치인이라면 못 가서 난리인 자리지만 김기현 울산시장에겐 그랬다.
그럴 것이 중앙 무대에서 워낙이 잘 나가던 정치인이다. 법조인 출신에 17-19대 총선에서 내리 3선, 정책조정위원장,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까지 당 요직만 골라서 역임했다. 게다가 꿈이 대통령이다.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정도면 모르겠지만 울산시장은 대권으로 바로가기에는 약간 작아 보이는 자리다. 그렇다고 3선에 광역단체장까지 하고 다시 원내로 돌아오기도 어색하다.
그래서 출마 결심도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훨씬 늦었다. 지금은 어떻게 생각할까. 김 시장에게 직접 물었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보면) 아칸소(Arkansas) 주지사도 대통령 하던데요 뭐, 아칸소주는 미국인들한테 써주고 읽으라면 '아칸수스'라고 읽을 정도로 작고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입니다. 울산은 역동성 있는 도시고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이걸 뛰어넘으면 성과를 평가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를 보며 정치를 꿈꾸다]
10대조부터 울산에서 살아온 김 시장은 울산에서 태어난 뒤 초·중·고를 부산에서 나왔다. 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고등학교 때부터다. 도 의원을 지낸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원래 집안은 넉넉한 편이었지만 어버지가 폐결핵으로 몸져 누우면서 가세가 크게 기울었다. 7남매를 키우면서 남편 병수발까지 책임진 어머니 덕분에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서울대 법대로 진학한 그는 사법고시에 합격, 대구지방법원, 울산지방법원 판사로 일했다. 1993년 4년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정치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변호사로 개업했다. 변호사로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하지만 혼자 잘 먹고 잘 살려는 게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처음엔 반대하던 아내도 동의해 정계의 문을 두드렸다. 부인 이선애(53) 여사와는 고교시절 교회에서 만나 13년 연애 끝에 결혼한 일편단심 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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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울산시당 위원장시절 봉사활동. |
[키워드1= 중도 개혁]
정책적 성향은 중도 개혁에 가깝다. 초선인 17대 국회에서는 당내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에서, 18대 국회에서는 중도 성향 재선급 의원 모임인 ‘통합과 실용’에서 활동했다. 대학 때 민주화 시위에도 참여하는 등 여당 인사로는 사고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계파로 보면 친이계(친이명박계)로 분류되지만 합리적인 성품으로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과도 관계가 원만하다. 박근혜 정부 첫 해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현 경제부총리)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당시 이주영(원내대표 후보)-장윤석(정책위의장 후보) 의원 조와 8표 차이 밖에 나지 않았는데 김 시장이 친이계와 중도표를 가져오지 않았다면 승패를 장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키워드2= 성실]
김 시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성실'이다. 정직과 성실이 통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게 불가능하다면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그의 저서에 적기도 했다. 김 시장의 성실성을 보여주는 일화는 많다. 판사 시절 부터 그에게 붙은 별명이 '보따리 장수'다. 출퇴근하면서 늘 일거리를 들고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가 읽은 조서에는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부전지가 다른 조서보다 훨씬 더 많이 붙었다. 그만큼 꼼꼼히 조서를 본 것이다. 동료 판사가 도대체 몇 개나 되는지 세어봤다고 할 정도였다. 원내 협상을 책임지는 원내수석 시절 47일간 진행된 박근혜 정부의 첫 조직개편 협상을 주도했을 때는 마라톤협상에 링거 투혼까지 보이며 타결을 끌어냈다.
[키워드2= 성실]
김 시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는 '성실'이다. 정직과 성실이 통하는 정치문화를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게 불가능하다면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그의 저서에 적기도 했다. 김 시장의 성실성을 보여주는 일화는 많다. 판사 시절 부터 그에게 붙은 별명이 '보따리 장수'다. 출퇴근하면서 늘 일거리를 들고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가 읽은 조서에는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부전지가 다른 조서보다 훨씬 더 많이 붙었다. 그만큼 꼼꼼히 조서를 본 것이다. 동료 판사가 도대체 몇 개나 되는지 세어봤다고 할 정도였다. 원내 협상을 책임지는 원내수석 시절 47일간 진행된 박근혜 정부의 첫 조직개편 협상을 주도했을 때는 마라톤협상에 링거 투혼까지 보이며 타결을 끌어냈다.
[키워드3= 콜백]
아무리 바빠도 웬만해선 전화를 받는다. 그게 안되면 문자를 주고 밤 늦게라도 회신을 준다. 그래서 김 시장과는 늦은 밤 중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통화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인들도 언제든 연락하면 응답을 하는 친구로 그를 기억한다. 김유현 이화여대 교수는 "김기현에게 응답을 듣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바쁜 의정활동 중에도 친구들이 전화하면 늘 반갑게 응대하고 전화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면 그런 상황이 종료된 즉시 전화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런 '응답성'은 김 시장의 몸에 밴 배려심과 책임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변에선 평가한다.
<키워드4= 대통령 꿈>
김 시장의 꿈은 대통령이다. 울산시장 출마를 망설였던 것도 얼마간 중앙 정치 무대를 떠는 걱정 때문이었다. 울산 시정에 전력하고 있는 지금도 이 꿈은 변하지 않았다. 김 시장은 "울산시민들도 울산출신 정치인, 행정가가 울산에서 그냥 퇴장하는 걸 기대하진 않을 것"이라며 "울산에서 잘하고 그걸 바탕으로 더 새로운 역량을 발휘한다면 그걸 싫어할 울산시민이 누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중앙정치에서 활동할 때 '당신이 TV에 나오니까 기분이 좋더라'는 울산시민들이 많았다"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잘되면 기분좋은 것처럼 울산 출신이 잘되면 자긍심이 그만큼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한장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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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시절, 교회 수련회.
사진 오른쪽 끝에 불테 안경을 쓴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김기현 울산시장이다. 왼쪽 끝에 앉아 있는 여학생이 지금 아내 이선애 여사. 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첫 눈에 반한 김 시장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다. 아버지가 결혼에 반대하자,“저는 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판사는 국민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음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고 그에 대한 처벌을 내리는 직업이 아닙니까. 저는 연애시절 이 사람과 결혼하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저부터 약속은 지켜야함이 도리인걸로 알겠습니다”고 대답해, 결혼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김 시장이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인생철학을 반추해보게 하는 사진이다. |
[대표법안-> 소기업 소상공인 공제제도 도입 법안(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
소기업 소상공인들을 위한 공제인 '노란우산공제회'를 탄생시킨 법안이다. 김 시장이 17대 국회인 지난 2006년 대표발의했다. 소기업·소상공인이 일반 근로자들에 비해 퇴직금 등 사회안전망이 훨씬 열악한 것을 감안해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공제제도를 도입하자는 취지였다. 김 시장은 "노동자와 받는 돈은 비슷한 수준인데 퇴직금도 없고 식당하다 망하면 온갖 딱지 붙어서 차압당하는 등 열악한 환경"이라며 "퇴직금 유사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분들 위한 공제제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법안 원안에는 세제상 혜택을 주는 조항도 들어갔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그 부분은 빠진 채 통과됐다.
[그의 사람들->조해진 남경필 원희룡]
17대 때 중도개혁 모임인 수요모임을 함께 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과 가깝다. 재선의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과는 서울대 법대 선후배로 정책 성향이 비슷한데다 새누리당 기독인회 모임도 함께 하는 등 절친한 사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당 대표시절 대변인을 맡아 홍 지사와도 친분이 두텁다.
[요주의!]
정치인 김기현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국회의원들 가운데 '김기현 사람'이나 '김기현 계파'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당직을 맡으면서 의원들 모아서 술 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거의 없다"면서 "보다 큰 목표를 위해서는 정직과 성실을 넘어서는 카리스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56) △서울대 법학과 △대구지법, 부산지법 울산지원 판사 △한나라당 제1·4정책조정위원장 △한나라당 대변인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17∼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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