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찔린 새누리, 숨 돌린 새정치…정의화 '산회'의 재구성

[the300]새누리 "야당 등원해야 협상" vs 새정치연합 "협상 진전부터"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산회를 선언하는 가운데 하태경 의원이 이에 항의를 하고 있다. 정 의장은 야당의 의견을 받아들여 안건 처리를 30일로 미룬다며 산회를 선언했다. 2014.9.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가 26일 새누리당 의원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본회의를 열었으나 국정감사 진행을 위한 일정안과 민생법안 등 90여개 안건처리를 30일로 미뤘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의 직후 안건 상정 대신 호소문을 통해 "주말사이 당의 총의를 모을테니 본회의를 며칠만 연기해달라는 야당의 요청에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10분도 걸리지 않은 본회의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본인이 지난 16일 공표한 일정대로 본회의는 열었으나 야당의 끈질긴 요구를 한 번 더 수용, 여당 단독의 법안처리는 피한 것이다.

이로써 '파국'은 면했지만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주말 사이 진전을 이룰지는 안갯속이다. 허를 찔린 격이 된 새누리당은 이완구 원내대표가 사의를 밝히는 등 강력 반발했다.

당 지도부의 총동원령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은 오후 2시에 맞춰 본회의장에 출석했다. 그시각 정 의장은 의장실로 찾아온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일행과 막판 대화를 가졌다.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3시 정 의장이 개의를 선언했으나 새누리당이 기대한 법안 상정 대신 의장의 호소문이 낭독됐다.

정 의장은 "무거운 마음으로 정기회 전체 일정의 원만한 진행을 고려해야 한다"며 상임위별 국정감사 계획서, 증인 선정안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법안들을 의결한다 해도 국정감사 실시의 건, 국무위원 출석 건 처리를 위해 며칠 내 다시 본회의를 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여야가 주말사이 세월호 특별법 협상을 마무리하고 상임위별 국감 계획서도 29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 "30일 본회의를 어떤 경우에도 소집해 본회의에 부의된 모든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굳은표정으로 자리하고 있다. 왼쪽은 김무성 대표.이 원내대표는 본회의 산회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했으나 김무성 대표가 이를 반려했다. 2014.9.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 의장이 호소문 낭독을 끝으로 본회의를 산회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즉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정 의장을 성토했다. "폭거" "날치기 산회"란 질타에 이어 국회의장 사퇴권고 결의안을 소속의원 명의로 제출하겠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파행의 책임을 지겠다며 원내대표 사의를 밝혔다. 김무성 대표를 포함한 의원들이 사퇴를 만류했지만 이 원내대표는 그 뜻을 당장 거둬들이진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이 자신의 거취를 묻자 "(주말 사이) 한 번 (생각해)봅시다"는 말을 남긴 채 국회를 떠났다.

앞서 이날 오전 여야는 아슬아슬한 협상을 진행했다. 새누리당이 단독 본회의를 공언한 가운데 야당에선 "이완구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회동을 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이에 강하게 반발, "피하긴 누가 무엇을 피했느냐. 정치 도의상 그러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를 찾아와 마주앉았지만 설전만 주고받다 회동은 10분도 안돼 끝났다.

같은 시각 정 의장을 만나고 온 김무성 대표가 이완구 원내대표와 대책을 논의했다. 곧이어 이완구-박영선 원내대표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됐지만 시간을 아끼려 도시락까지 먹으며 진행한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오후 1시까지 여야 협상에 진전이 없자 2시 본회의 개의는 기정사실이 됐다. 국회법에 따라 정 의장이 일정을 정한만큼, 여야간 의사일정 합의라는 상황변화가 없으면 역시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개의는 막을 수 없었다.

주말사이 여야가 마주앉을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 김영근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어떤 형태로든 (세월호 특별법에) 진전이 있어야 30일 본회의 소집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이 30일 국회에 들어오고 나면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여야가 본회의 개최를 놓고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는 26일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회담을 마친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14.9.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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