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새정치 '생활밀착·유연한 진보'로 신뢰 얻어야"

[the300-인터뷰] "통신비 인하에 집중, 정쟁과 민생법안 분리해야"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 최부석 기자
지난 1년,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큰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를 맡은 전병헌 의원. 정치적으로 불리한 지형에서 그는 국정원과 검찰, 언론개혁 등을 관철시켰다. 이와 동시에 지난 1년간 국회에서 1040건의 민생법안을 통과시키는 성과도 얻었다. 일부 진보진영에서는 선명성 및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의미있는 전진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함께 받았다.

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원내대표직을 수행한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방송·통신·IT벤처 등을 망라한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개발에 대한 목표와, 새정치연합이 대안세력으로서 국민의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내놨다.

◇"진보정책, 반발짝이라도 전진해야 국민 인정받아"

-원내대표 임기 마치고 첫 인터뷰다. 그간의 성과와 소회를 밝혀달라.
▶박근혜정부의 기운이 최정점에 있었지만 국정원 국정조사 관철 등 3개의 국정조사와 청문회 2회를 진행한 것은 값진 성과다. 국정원·검찰개혁에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반보전진을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KBS 사장 청문회도 관철했다. 언론보도에서 임기 1년동안 국회에서 1040개에 민생법안이 통과됐다고 하더라. 헌정사상 가장 많은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는데 민생을 챙기는 국회운영에 일정 부분 이바지했다. 다만 국정원 댓글사건 등 정무적 쟁점이 불거지면서 임기동안 추진하려 했던 '임금과 소득 중심의 경제성장'과 '맞벌이가 편한 사회'라는 민생정책 의제를 공론화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남은 후반기 국회에서 이를 보완하겠다.


-최근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이 높아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새정치연합을 대안세력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국민도 상당수인 것으로 보인다.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조화'를 강조하셨다. 하지만 당내에서 거칠고 경직된 태도가 진보의 개혁성이나 선명성인 것처럼 잘못 행동한 부분이 있다. 정치는 열걸음 전진이 어려우면 한걸음이라도 전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걸음이 어려우면 반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태도로 여당과 협상에 임하면 반보전진도 어려울 수 있다. 이는 과거 군부독재시절 반독재 투쟁에 맞는 행보다. 이 같은 태도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 아울러 우리 당은 구시대적 계파정치를 깨고, 국민 안에 들어가 그들의 생활적 욕구를 듣고 수용하는 소통의 현장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분열적 계파정치가 아니라 정책과 노선 중심의 정파정당으로 거듭나야 당내 통합적 리더십이 구축되고, 이를 통해 국민적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 최부석 기자

-7.30 재보선에서 여당의 과반수 의석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나.
▶세월호 참사 등을 통해 정부여당의 무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새정치연합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재보선도 판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이 당연한데 그렇지 못하다. 국민이 흔쾌히 새정치연합에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당장 서울 동작을 후보 선정 과정도 문제다. 16대국회부터 전략적으로 후보를 내면서 사분오열된 당심을 이번에 추스려야 했는데 오히려 전략공천으로 '오분육렬'이 됐다. 후보선정 과정에 인맥과 이해관계가 복잡히 얽혀 있다면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적합한 후보를 묻는 경선절차를 거쳐야 했다. 이번 동작을 공천은 상식과 신의, 명분까지 모두 잃은 최악의 선택이다.

◇"가계통신비 절감 주력…게임규제, 아날로그적 인식 때문"

-미방위가 방송관련 정쟁으로 인해 민생정책 활동이 미진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18대 국회 당시 문방위 야당 간사로서 미디어렙법 저지 싸움의 최전방에 섰다. 하지만 미디어렙법을 제외한 다른 민생 관련 법안은 대부분 처리했다. 정쟁과 연계해서 민생법안 처리를 막는 것은 옳은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ICT기술은 변화가 빠르다. 우리나라가 ICT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앞서가려면 관련 법안을 국회가 빠르게 처리해줘야 한다.

-후반기 중심을 두고 추진하시는 입법과 정책이 있다면.
▶가계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 통신비 인하 대책 마련은 미방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요금인가제 폐지가 절실하다. 과거 선발업체의 경쟁력이 워낙 강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과도한 사전규제 제도를 운영했다. 하지만 최근 이 제도가 오히려 대형통신사들의 담합적 요금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고, 편법적인 보조금 마케팅을 유도했다.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자율적인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을 유도해야 하며 이를 위해 요금인가제 폐지가 이뤄져야 하다. 아울러 단말기와 통신서비스 판매가 병합되면서 약정으로 인한 통신요금 할인액수를 단말기 가격 할인에 끼어 넣는 통신사의 눈가림 마케팅에 이용자들이 현혹됙 쉽다. 이를 방지하려면 단말기와 통신서비스 판매를 완전히 구분하는 '단말기 완전 자급제'를 시행해야 한다.

-방송의 독립성 및 KBS 수신료 인상도 주요 쟁점이다.
▶중요 현안은 KBS 이사회 의결이 기존 과반이 아닌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되는 '특별다수제'가 도입돼야 방송사 지배구조의 독립성과 객관성이 담보된다.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질적개선,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수신료 인상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방송사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면 국민들도 KBS 수신료 인상을 인정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독립성이 보장된다면 수신료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될 것이다.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의원님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앞서 이에 대한 화두를 던지셨는데.
▶잊혀질 권리는 알 권리 훼손과 연계되는 '양날의 검'이다. 다만 지난 국감에서 대학생의 81%가 잊혀질 권리에 동의했다. 이를 보호해야 하며, 이를 정책적으로 검토할 단계가 됐다. 먼저 관련 정책을 논의하고 준비하는 소위원회를 만들어 의원들과 민간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신중하고 현실성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 최부석 기자

-최근 일각에서 정부여당이 포털 규제를 통해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시도를 재기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여당 내에서 포털 규제를 통해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유혹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관련한 시도도 지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포털규제는 잊혀질 권리와 마찬가지로 양면성이 있다. 포털에 대한 규제는 개인의원의 입법보다는 미래부에서 전반적이고 종합적으로 관련법안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규제 논의에 앞서 빠르게 변화한 인터넷 통신 환경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포털과 SNS, 모바일메신저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정책적 규정이 선결돼야 한다.

-의원님은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고, 우호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게임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데.
▶게임은 한국 문화콘텐츠 수출의 57%를 차지한다. 한국의 성장동력산업이고, 문화콘텐츠로서 무한한 발전가능성이 있으며 시장의 잠재력도 크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 5~6년 간 아날로그적인 사고로 과도한 규제를 지속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에도 추월할 위기에 처했다. 정부여당은 말로만 '창조경제'를 강조할 것이 아니라 창조력이 핵심인 온라인게임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육성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산업을 지원육성하는 법안발의는 '언감생심'이고, 게임규제를 막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게임산업 종사자들도 지원은 바라지도 않고 규제리스크만이라도 중이길 바라는 처지일 거다.  여전히 게임을 자녀들의 공부할 시간을 빼앗는 유해물 정도로만 인식하는 기성세대가 상당수다. 게임산업에 대한 구시대적 인식전환이 없으면 게임을 통한 미래먹거리 창출은 어렵다. 그나마 최근 여당 일부 의원들도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담은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점진적으로 국회에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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