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한 방문, 한중은 외교안보 대화…'격랑의 한반도'

[the300]한중 외교안보대화…북중러 화학결합 막는 촉매될 듯

북한과 러시아 간 정상회담 개최 전례. /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8일 북한 방문을 계기로 북러 양국이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에 가까운 수준의 군사협력을 맺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이 2000년 7월 김정일과 '침략 또는 안전 위험 상황 발생 시 지체없이 상호 접촉한다'고 공동선언한 데 이어 약 24년 만에 관련 조약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우리 정보당국은 최근 푸틴 대통령의 방북 전 양국이 새로운 군사협력을 협의하는 동향을 파악했다고 한다. 북한은 1961년 소련과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포함한 '조선·소련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을 체결했다. 당시 김일성과 니키타 후르시초프 러시아 공산당 제1비서가 체결한 조약으로 소련 해체 후 자동 폐기됐다.



김정은, 러시아와 불법 협력 공식화하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연회 등 일정을 진행한 뒤 소통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이후 2000년 김정일이 푸틴 대통령과 직접 체결한 '북러 공동선언'(평양선언)에선 '침략 또는 안전 위험 상황 발생 시 지체없이 상호 접촉', '인도주의 미명 하 내정 불간섭' 등의 조항이 들어갔다. 1961년 보다 낮은 수준의 군사협력 약속이었으나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한층 강화된 군사협력 조약을 체결하고 불법적 군사기술 협력 등에 나설 수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러 간 논의는 한반도 평화·안정에 저해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며 "우리 정부는 관련 경고성 메시지를 러시아 측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러 간 합의 결과를 보고 필요한 대응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북러 협력이 장기적 협력관계로 이어질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필요에 의한 일시적 협력에 그칠 것인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푸틴이 (북한에) 원하는 것은 포탄"이라며 "특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북한에 결정적 포탄이나 군사적 물품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480만개를 담을 수 있는 컨테이너 1만개와 탄도미사일 수십기를 공급한 정황을 포착했다고도 했다.



한중 외교안보대화…북중러 화학결합 막는 촉매될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 사진=뉴시스

북러 간 밀착 협력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중국과 외교안보대화에 나서면서 북중러 연대에서 중국을 떼어놓는 외교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급을 격상한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오는 18일 열리는 한중 외교안보대화에는 우리 측에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수석대표),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참석한다. 중국 측에선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급), 장바오췬 중앙군사위원회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 등이 나선다. 이 대화는 2013년과 2015년 국장급으로 열렸으나 2016년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등으로 관계가 급랭해 개최되지 않다가 이번에 새롭게 협의체를 만들게 됐다.

이번 대화에선 협의체의 정례화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푸틴 대통령이 같은날 북한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측은 북러 밀착 심화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측은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재차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러 간 밀착이 심화하는 상황"이라면서 "서울에서 한중 외교·국방 당국자 간 대화를 개최하는 것 자체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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