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국서 '단일대오' 이끈 추경호, 22대엔 '민생'으로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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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세월호지원법을 제외한 4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를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5.29. suncho21@newsis.com /사진=
'집권여당의 확실한 2인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제21대 국회 막판까지 이어진 거대 야당의 채 상병 특검 공세를 빈틈없이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당에서 총선 낙천·낙선·불출마 의원이 58명에 달했고 일부 의원들이 당론에 반대의견을 공개적으로 내비치면서 여권 내 위기감이 팽배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특유의 뚝심과 섬세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소속 의원들을 일일이 설득함으로써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안정적인 표결 성적표를 받아서 들었다.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곧 개원할 22대 국회에서도 거대 야당의 포퓰리즘 입법 공세에 맞서 행정과 입법을 두루 경험한 양수겸장형 리더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권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2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하면 민생 법안, 특히 사실상 합의 수준에 이른 법안들은 최우선으로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도 채 상병 특검법 등 다수의 특검법을 앞세워 이른바 '특검 정국'으로 이어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상황에서 추 원내대표는 '민생'을 앞세워 포퓰리즘에 흔들리지 않고 '여소야대'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특검법 등 포퓰리즘 입법에 몰두하면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까지도 고준위방사성폐기장법, 구하라법, 모성보호3법 등 시급한 민생법안들을 외면했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법사위에 계류된 법안만 130여건,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한 법안은 1만6000여건에 달한다. 이들 법안은 이날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민주당은 전날 부결된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 등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에 막힌 쟁점 법안들을 22대에 재발의하겠다고 각을 세우고 있다.

22대 국회에선 21대 국회에 비해 여권의 의석수가 더 줄어든 108석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번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정국에서 여권의 '단일대오'를 끌어낸 추 원내대표의 단단한 리더십이 오히려 거대 야당에 맞설 집권여당의 응집력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 정국에서 당의 이탈표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전날 본회의 직전까지도 채 상병 특검법 재의안 표결에서 이탈표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인 덕분이다.

지난 9일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주말에도 빠짐없이 국회로 출근하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국민의힘 소속 21대 의원 113명과 여권 성향의 무소속 의원 2명 등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했다. 아울러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개별 편지를 보내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와는 별개로 '해외직구 규제' 등 정부의 설익은 정책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할 말은 한다'는 인상을 22대 국회에 새롭게 들어올 당선인들은 물론 전국의 당원들에게 심어줬다. 이는 22대 국회에서 원내 최전선에서 거대 야당에 맞설 추 원내대표의 가장 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국민의힘 입장에선 22대 국회는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당장 이달 30일부터 임기를 시작되는 22대 국회의 원 구성 협상부터가 난제다. 민주당은 다음 달 7일까지 원 구성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 18개를 모두 가져오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추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는 야당에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보통 관례상 1당이 하면 법사위는 당연히 2당인 정당에서 차지하는 것이고 운영위는 여당에서 하는 것"이라면서 "이게 가장 중요한 입장이고, 상임위 배분에 있어서, 협상에 있어서 출발점"이라고 했다. 이미 여권은 법사위까지 야당에 내주면 원내에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제어할 장치가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을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여야의 합의, 상임위의 진지한 논의·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입법 폭주가 강행되면 그것은 헌법이 부여한 저희의 견제·균형의 장치를 작동시킬 수밖에 없다"며 "그런 법안이 결국 또 국회에서 밀어붙여서 일방적으로 통과된다면 저희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하면서 맞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추 원내대표는 대화와 타협을 토대로 한 협치의 복원을 주장했다. 강 대 강 대치가 장기화하는 것은 민생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계속 서로 여야가 대치하고 갈등하고 이렇게 정쟁처럼 국회가 민생을 챙기지 않고 하는 모습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는 민주당도 대화·타협하는 협치의 정신, 의회정치의 본령으로 돌아오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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