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한 푼도 못 받는 '국민연금' 개혁, 21대 국회서도 결국 무산

[the300]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주호영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유럽출장 취소 및 연금개혁특위 활동 종료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 주호영 특위위원장, 유경준 국민의힘 간사. 2024.05.07.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제21대 국회 임기가 29일로 종료되는 가운데 미래 세대가 떠안을 '연금폭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민연금 개혁이 21대 국회에서 끝내 무산됐다. 국회가 연금개혁특별위원회까지 출범시켜 18개월 동안 25억원 가량의 혈세를 써가며 논의를 해왔음에도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사이 갈팡질팡하며 정쟁만 벌이다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두면 2055년에는 아예 기금이 소진돼 1990년생 이하는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도, 정치권이 미래 세대를 위한 책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예산 집행내역' 자료에 따르면, 연금특위가 2022년 10월 출범 후 이날까지 사용한 예산은 총 25억9710만원이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가장 비용이 많이 든 항목은 '공론화 용역'이다. 연금특위는 시민이 직접 참여한 연금개혁안을 만들기 위해 올해 1월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켜 여론조사 등을 실시했다. 그 외에도 연금특위 산하 내 민간자문위원회나 공론화위원회 운영을 위한 용역비와 사례금 명목으로 예산이 쓰였다.

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예산 집행 내역/그래픽=조수아

21대 국회 연금특위는 또한 '한국형 노후소득보장제도의 효과 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라는 제목의 용역보고서 발간에 200만원을 사용했다. 29일 발간된 해당 보고서는 한국재정학회 주관으로 시행됐으며, 민간자문위의 김용하·김연명 공동 위원장이 연구책임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연구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모수개혁 방안으로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현재 국민연금의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2%를 각각 15%, 40%로 인상하는 재정안정화에 방점을 둔 안과 13%와 50%로 인상하는 소득보장강화에 집중한 방안이다. 각 안에 따라 모수개혁이 이뤄질 경우 연금기금 소진 시점은 현재 기준 2055년에서 각각 2071년(재정안정화 방안), 2062년(소득보장강화 방안)으로 연장된다. 두 가지 안은 민간자문위가 지난해 최종보고서 작성 당시 도출한 대안이기도 하다.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의 의제숙의단은 이와 별개로 '13%·50%', '12%·40%' 두 가지 안을 모수개혁 방안으로 도출한 바 있다. 의제숙의단은 노동자(8명), 사용자(8명), 지역가입자(8명), 청년(8명), 수급자(4명) 등 관련 단체 추천을 받은 국민연금 이해관계자 36명이 연금개혁 관련 의제를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후 공론화위원회는 두 가지 안을 두고 시민대표단 500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 절반 이상이 '13%·50%'안을 선택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주호영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상균 공론화위원장, 연금특위 여야 간사인 유경준·김성주 의원 및 참석자들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3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그러나 정치권은 막판까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폭에 대한 모수개혁과 기초연금 등 타 연금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구조개혁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민간자문위도 출범 초반에는 모수개혁에 집중해왔으나 2기(2023년 5월~2023년 10월) 연금특위 출범 이후부터는 구조개혁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2월 여야 연금특위 간사 모두 "모수개혁보다 구조개혁 논의를 우선하자"고 밝혔다.

구조개혁 방안에 집중하는 듯 했던 연금특위는 3기(2023년 11월~2024년 5월29일) 연금특위 출범 후 공론화위원회가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모수개혁에 골몰했다. 지난 1월 말 출범한 공론화위원회가 네 차례의 숙의토론회를 거쳐 지난 4월 '13%·50%' 안을 내놨지만 이 안으로는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여야 정치권도 재차 협상에 들어갔다.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은 '13%, 43%'안을, 보건복지부는 '13%, 45%'안을 제안한 바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13%, 50%'를 고수하다 여당의 안을 전폭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으나, 여당은 다음 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같이 논의하자며 21대 국회 내 처리에 반대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여당이 먼저 그것(모수개혁)이라도 하자고 했다"며 "독재정권 때 야당이 하던, 야당과는 모든 것을 협력할 수 없다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정치를 여당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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