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강행→거부→폐기', 중립 없다는 의장…미리보는 22대 국회

[the300][MT리포트] 22대 국회, 대한민국을 부탁해②

편집자주21대 국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4월 총선을 통해 탄생한 22대 국회가 막을 올렸다. 정쟁에 빠져 민생과 개혁에는 손 놓은 지난 국회와는 다른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한다. 대한민국 헌법에 대통령보다 먼저 나오는 국회. 제 역할을 하는 국회를 위해선 어떤 혁신이 필요할까.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외희(유가협)과 민주유공자법제정추진단 주최로 열린 민주유공자법 국회 본회의 통과와 대통령 거부권 반대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새로운 국회가 열리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직전 국회보다 더 많은 의석을 틀어쥔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당도 물러설 생각이 없다. '기계적 중립'은 필요 없다는 야당 출신의 신임 국회의장은 22대 국회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30일 임기를 시작하는 22대 국회의 의석 구조는 더불어민주당 171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진보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사회민주당 1석, 기본소득당 1석 등이다. 범야권의 의석수를 모두 더하면 192석이다. 21대 국회가 마무리된 시점과 비교해 22석 많은 규모다.

과반 의석을 얻은 민주당은 단독으로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법안이나 국무총리·헌법재판관·대법관 등 임명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다른 야당과 힘을 합쳐 180석 이상(재적의원 5분의 3)의 의석을 확보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통한 법안 처리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강제 종료도 가능하다. 그러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을 수는 없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을 다시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재석의원의 3분의 2, 전원 출석시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22대 국회에서 격렬한 정쟁이 예상되는 배경이다. 민주당은 개원 즉시 '채상병 특검법'(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안)을 포함해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법안들의 재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여권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대응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분위기다. 민주당 내에서는 4·10 총선 민심에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라는 뜻이 담겼다며 모든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받고 있는데 22대는 그 최악을 경신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에 정치적 내전이 특히 격화했는데 정쟁을 촉발시킨 요소들 중에 변한 것은 한 가지도 없다"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변한 것은 없는 상황에서 여소야대 구조는 더 견고해졌기 때문에 21대 국회 후반기 때와 동일하거나 더 극단적인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2대 국회에 새롭게 등장하는 조국혁신당은 여야 대치를 더욱 고조시킬 전망이다. 조국혁신당은 다른 야당에 3특검(채상병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한동훈 특검법)·3국정조사(라인사태·국제행사 관리 및 유치 실패·언론장악)를 제안하며 일종의 '퍼스트펭귄'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추경호(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와 회동 결과를 말한 뒤 자리를 나서고 있다. 2024.05.27. /사진=뉴시스 /사진=조성우
중립을 거부하는 국회의장도 21대 국회 때는 없던 일이다. 민주당 후보로 선출돼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우원식 의원은 "기계적 중립은 없다"며 야당이 추진하는 쟁점 법안 지원을 포함해 '행정부 위의 입법부'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과 집권당의 태도 변화 여부에 22대 국회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봤다. 물론 야당이 불필요한 정쟁을 자제하려는 자세도 필요하지만, 우리나라가 대통령 중심제 국가인 만큼 가장 큰 권한을 가진 대통령과 그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이 변화해야 국회 풍경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생이나 시급한 현안을 따로 떼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박 교수는 "대통령제 국가에서 정치 1번지는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국회의 모습도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이 계속되면 국민의힘에서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야당과 협치하는 스탠스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21대 국회 때 정쟁 속에서 덩달아 처리되지 못한 민생 법안들이 굉장히 많다"며 "정치적 쟁점이 덜한 민생 법안을 정쟁과 떼어놓고 우선적으로 처리하려는 모습을 보인다면 21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여야가 합의를 이뤘음에도 얼어붙은 정국 때문에 끝내 폐기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특별법, 체액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성폭력특례법 개정안 등을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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