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콘텐츠 없어" "반공에 기대면 안돼"…진보가 본 보수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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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의원과 안철수(왼쪽)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가 보는 보수' 세미나에서 김윤철(오른쪽)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발제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의 문제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책적 아이디어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고 국민의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매력도가 떨어지고 국민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다는 거죠."

유성진 이화여자대학교 스크랜튼학부 교수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진보가 본 보수'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총선 참패 이후 보수 혁신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사회 각계각층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취지로 세미나를 주최해 오고 있다. 이번이 6번째다.

유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이 정책적으로 유능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학 교과서에서 정당은 공공자산이라고 표현한다. 사회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해법을 제시하는 모습을 정당에 기대한다"며 "그런데 지금 사회의 다양한 현안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을 모르겠다. 그저 대통령실 입장을 재생산하는 모습만 보이는데 이는 자생적 목소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정당이 공공성을 상실했다는 뜻이 된다. 이런 일이 이어지다보면 내부 구성원들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브랜드를 쓸 수가 없다"며 "아마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을 가지고 나가 고생을 했을 것이다. 매력이 없고 브랜드가 약점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유 교수는 또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보수가 무엇인지부터 알려야 한다. 그런 것이 국민들에게 전달이 돼야 한다"며 "보수의 핵심 가치 중 하나가 일관성인데 지금은 국민의힘이 그런 모습을 상실했다. 다시 바로세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수당이 급변하고 있는 시대 상황에 적절히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티스칼리지 교수는 "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반공적, 신자유주의적인 부분에 계속 기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뤘지만 이제 고점에서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이럴 때 약자 보호 등의 가치를 중심으로 보수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주화 이후 40년 가까이 평등이나 노동과 같은 가치를 배제하는 것이 보수의 정체성인 것처럼 해 온 모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보수는 변화에 따라야 하는데 대국민 설득이나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지 않은 활동을 해 왔다"며 "이런 부분 때문에 유권자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고 과거지향적, 낙후적 모습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듣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보수의 핵심은 점진적 개혁이 있다고 본다. 사회가 변화하기 전에는 보수가 빠르게 변화하는 필요성을 가지지 못했다"며 "사회의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거기에 맞게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설득하고 그런 것이 진정한 보수의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미나를 주최한 윤 의원은 '보수 제자리 찾기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김재섭 국회의원 당선인 등 당내 젊은 정치인들과 당 혁신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그는 다음주부터 영남과 호남을 찾아 지방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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