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승부처" 日 수출규제에 맞섰던 韓…산업강국의 길 열었다

[서평]흔들리지 않는 산업 강국의 길


"지금이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2019년 6월30일 일요일 오후, 일본 산케이 신문에 일본이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전격적인 '수출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단독 보도가 나왔다. 반도체 핵심소재인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EUV(극자외선)용 포토 레지스트 등 3개 품목에 대한 포괄 수출허가를 개별허가로 조치하고, 대한민국을 전략물자 수출관련 안전보장성 우호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2018년 10~11월 이뤄진 대한민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보였다. 우리 정부는 비상이 걸렸다. 유관부처의 장차관, 실국장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가 잇따라 열렸다. 보고를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드디어 입을 뗐다. "지금이 승부처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순간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성윤모 중앙대 석좌교수는 자신 공직과 교직 생활 35년을 총정리한 저서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의 길'을 통해 당시 우리정부의 대응 과정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일본의 수출규제를 넘어 당당한 산업강국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대한민국이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를 고언한다.

대한민국은 제조업이 강한 나라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역량을 바탕으로 산업화 시대의 선진국 문턱을 넘은 대한민국은 다시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저자는 기존 주력산업의 초격차 유지와 신산업의 끊임없는 창출과 성장으로 이어지는 산업구조 혁신, '산업 대전환'를 이룩해 '흔들리지 않는 기술주권을 확보한 산업강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산업 대전환은 지속적인 기술혁신과 함께 도전과 축적, 연대와 협력, 규제개혁 등을 촉진하는 제도혁신을 통해서만이 달성될 수 있어서다.

특히, 세계 최고의 제조역량을 기반으로 핵심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우리가 아니면 안 되는 기술, 제품, 서비스, 기업 등 우리만의 핵심 자산을 만들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2022년부터 중앙대학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정책 연구'를 강의하고 있다. 책은 32년 공직생활 동안의 화두이자 문재인정부의 제2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제조업과 산업정책, 대한민국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삼고 있다.

성 교수는 "상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서 산업부 장관으로 공직을 마치는 영광을 누린 공직자가 대한민국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놓는 작은 마음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흔들리지 않는 산업 강국의 길 /성윤모/박영사/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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