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적대국" "주적" 북한 말폭탄…'중동 위기' 남의 일 아닌 이유

[the300]

14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대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후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 AFP=뉴스1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이 한반도 안보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5일 이스라엘군 등에 따르면 이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밤 11시(한국시간 14일 오전 5시)부터 자폭드론 185대, 순항미사일 36기, 지대지 미사일 110기 등을 활용한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은 99%를 요격해 공격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양국이 적대관계가 된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다. 이 사고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급 지휘관 등 10여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이후 이스라엘을 향해 수차례 보복을 천명했고 12일 만에 공습을 개시했다.



'대한민국 제1의 적대국' 천명한 북한…"미국 대응 지켜볼 것"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새로 개발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를 장착한 새형의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화성포-16' 형의 시험발사를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박원곤 이화여대 국제학과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핵심 우방국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을 어느 범위까지 얼마만큼 방위능력을 지원할지 북한이 들여다볼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주시하면서 이를 대남 방위공약 척도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으로선 이란에 대응하는 미국을 보고 대남 도발 수위 등을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올해 우리나라를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 등으로 재설정하며 무력도발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보복해 '제5차 중동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국의 대북 억제력에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미국으로선 중동 확전으로 외교적 자원이 분산될 경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한미 공조에도 빈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란-이스라엘 거리 1500㎞, 남북은 접경지역이라 더 위험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란이 14일 새벽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의 99%가 이스라엘과 그 동맹국들에 의해 요격됐다고 발표했다. 상당수는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파괴됐으나 일부는 미국·영국·프랑스·요르단이 요격에 나섰다. CNN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쏜 드론 70여대와 탄도미사일 3기가 지중해에 배치된 미 해군 구축함과 미 공군 전투기에 의해 요격됐다고 전했다. / 사진=뉴스1

이란-이스라엘 사태를 살펴보면 남북 접경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상근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는 "이란은 자폭드론 샤헤드-136을 먼저 띄운 뒤 순항·탄도미사일 등을 섞어서 발사했다"며 "이란과 이스라엘 거리는 1500㎞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남북한이 인접해 있어 북한이 1000~2000발을 동시다발적으로 쏜다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교수는 "이란의 이번 공격은 '이슬람 종주국'으로서 힘을 과시하기 위한 정치적 의미도 크다"며 "1500㎞가 넘는 거리에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할 경우 감시자산에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 분야 전문가도 "이란과 이스라엘 사태가 확전될 경우 미국의 힘이 빠질 수밖에 없고 그 틈을 노려 북한이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뿐 아니라 이스라엘처럼 자체 무기방어시스템 고도화 등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핵보유국 지위 승인' 원하는 이란과 북한



14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하자 이란인들이 거리로 나와 테헤란의 팔레스타인 광장에서 자축하고 있다. / AFP=뉴스1

전문가들은 또 이란이 곧 핵보유가 확실시되는 만큼 미국 등 서방국가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승인 받길 원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란의 움직임을 북한이 그대로 베껴 자신들이 원하는 '핵보유국 지위 승인'을 위해 한반도 위기를 의도적으로 고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관계자는 "러시아와 북한 간 원자력 협력이 추진된다면 핵보유국 지위 승인이라는 북한의 큰 그림이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며 "북러 간 불법 무기거래 등 복합적인 관점에서 외교대응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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