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공무원→AI 창업가' 박수민 "강남을에 필요한 건 진짜 일꾼"

[the300] [2024 총선 동행르포] 박수민 서울 강남을 국민의힘 후보

4.10 총선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박수민 국민의힘 후보가 거리 인사 중 지역구민을 만난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강남을의 진짜 정치 성향은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싸우는 정치할 시간에 국민·국가를 위해 일하겠습니다."

지난 28일 오전 8시 서울 강남 자곡동 사거리에는 4·10 총선 출정식에 나선 박수민 국민의힘 후보의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울려 퍼졌다. '국가대표 경제전문가'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재킷을 입은 박 후보는 현실 경제와 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복합 경제 전문가'라고 자신한다.

그는 출정식을 마치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주택·재산 형성, 청년의 실생활과 미래, 노후 세금과 연금 등 다양한 실생활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며 "순수 사회·경제 정책 아닌 복합 정책으로 풀어내야만 하는 문제들이 국민과 국가 앞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민·관·연구 경험을 두루 갖췄다. 1967년 서울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경영대학을 나온 뒤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에는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 R&D(연구개발) 총괄 서기관 등을 역임한 그는 조직 내 '에이스'라는 평을 받았다. 참여정부에서는 변양균 장관의 발탁으로 예산실 내부 개혁을 담당했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에서는 '자원외교'의 핵심적 역할을 맡으며 한국전력(한전)의 UAE(아랍에미리트) 원자력 발전소 수주 사업을 지원했다. 이후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총괄기획국장으로 초대형 프로젝트인 유전개발 사업을 따냈다. 이 대통령의 특명이었던 '산업단지 특례법' 제정의 주역이기도 하다. 이 법으로 2~4년이 걸렸던 산단 인허가 기간이 6개월로 단축됐다.

박 후보는 KDI(한국개발연구원)로 옮겨 사회 구조적 문제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를 지내면서 한국 자본의 국제 진출을 도왔다. 이후 Ainex(아이넥스) 메디컬 AI(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창업해 공동대표로 기업을 경영했다.

그는 국민추천제를 통해 지난 3월15일 서울 강남을에 공천받았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뒤늦게 예비선거운동에 나선 만큼 1분 1초를 아껴 시민들을 만난다. 이날 오후에는 개포동, 세곡동 일대 거리와 상가를 방문해 구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설레면서도 두려운 마음으로 구민들을 찾아뵌다"고 했다. 그의 경쟁 상대는 흉부외과 의사 출신 강청희 더불어민주당 후보다.

4.10 총선에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박수민 국민의힘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가 28일 오전 출정식에서 율동하며 구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박 후보는 지역구 공약으로 △GTX-A, 수서-광주선 사업 신속 완료 △자곡역·세곡사거리역 등 위례-과천선 강남구간 신규 역 적극 설치 △종합부동산세 등 징벌적 부동산세제 전면 개편 △세곡동 카이스트 대학원 유치 △초중고 새 학기 도약 바우처(연 100만원) 도입 △일·가정 행복을 위한 어린이집 시설 개선 △늘봄학교 무상지원, 방학 중 상설화 △노후 경로당 리모델링 △실내 생활체육시설 확충 등을 내걸었다.

박 후보는 "강남을 지역구는 '강남'이라는 이름에 덮여 있다. 낙후되고 불편한 생활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방치된 지 오래"라며 "신도시인 만큼 교통·주거·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 노후화된 임대주택이 정말 많은 지역구 중 한 곳이어서 재건축 요구가 강하다"고 했다.

그는 "재건축 관련해서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해 '원팀'임을 확인했다"며 "과천선 같은 경우는 민자 사업이라서 예비타당성조사가 가장 중요한데 KDI에서의 경험을 살려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국회에서 "공감 정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하고 발전적인 진실을 확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여론을 모아 해법을 찾고 좋은 제도를 현실화하겠다. 싸우는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고등학생부터 초등학생까지 5남매를 둔 '다둥이 아빠'다. 청년·중산층을 둘러싼 경제 현실에 대한 고민도 깊다. 박 후보는 "국회에 진출하면 중산층 강화를 위한 패키지 특별법을 발의해 통과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분들이 재산을 형성하고 노후를 준비하려면 좋은 주택·금융 정책이 작동해야 한다. 주식을 통한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서는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강해져야 하고 주식에 매기는 세금 문제도 개선돼야 한다"며 "여러 분야의 문제를 통합 개선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력을 투입하고 리스크를 감당한 채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그에 상응하는 성과를 거둬갈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구조적 이유로 도전해볼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보장해주는 것이 건강한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기업 독과점 문제 개선도 주요 관심사다. 미래에는 강한 혁신 기업이 계속 탄생하고 그 혁신 기업이 다른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미국은 독과점을 해결해 끝없이 혁신 기업을 배출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흐름이 약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활발한 경쟁 속에 좋은 기업이 늘면 산업이 다양해지고 일자리도 느는 것 아니겠나"라며 "기업 간 경쟁이 활발할 때 개인이 행복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업 간 경쟁보다 개인 간 경쟁이 치열한 것 같다"고 했다.

4.10 총선 서울 강남을에 출마한 박수민 국민의힘 후보와 강청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8일 지역구민들에게 거리 인사하는 모습 /사진=정경훈·오석진 기자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강남을 지역구를 둘러본 결과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는 단단했지만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박진 의원을 현역으로 둔 강남을은 통상 보수 우세지로 분류된다. 다만 2016년에는 민주당 소속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당선됐던 만큼 여당 후보로서도 방심할 수 없는 지역구다. 정치권은 최근 신축 아파트에 30·40대 젊은 부부들이 유입되면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졌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날 세곡동사거리 인근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50대 여성 A씨는 "박진 의원이 지역 기반을 잘 다져놓고 가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본다"며 "새 인물인 박 후보는 노무현·이명박 정부에서 인정받은 점이 좋게 보인다"고 말했다.

개포동 주민인 80대 B씨는 박 후보에게 "지나가는 것을 보고 인사하려고 내려왔다"며 "대통령과 정부 일을 못 하게 발목 잡은 민주당이 또 되면 안 된다"고 했다. 세곡동에 거주하는 80대 남성 C씨는 "세곡동 원주민은 대부분 보수"라며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송영길 전 대표가 재판받는 것을 보고 어떻게 민주당을 찍겠나"라고 했다.

세곡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D씨는 "나는 보수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아직 주변에 보수세가 강한 것 같다"면서도 "최근 세곡지구가 '미니 신도시'가 되면서 젊은 층이 유입됐는데, 민주당이 좋다는 사람도 꽤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70대 여성 E씨는 "(30대인) 아들 따라서 민주당을 찍겠다"며 "검찰 독재라더니 검찰이 맨날 압수수색을 한다. 정부는 사고 나면 감추기 급급하다"고 했다. 50대 남성 F씨는 "아무래도 민주당"이라며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고 행정부는 견제를 하나도 안 받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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