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람 뽑아줘야쥬"…홍성·예산의 아들 강승규, 보수텃밭 굳히기

[the300][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남 홍성·예산②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

4·10 총선에서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에 출마한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60)가 지난 29일 홍성군 광천읍 광천전통시장에서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그쪽 사람(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은 고향이 천안 아니여? 뭘 알겄슈~ 여기를. 어슬렁 거려도 안 뽑지."

4·10 총선에서 충남 홍성·예산에 출마한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60)가 지난달 29일 홍성군 광천읍 광천전통시장에서 인사하자 상인 A씨(72·여)가 '충청도식 화법'으로 반가움을 표현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지역구는 36년간 보수정당 국회의원을 당선시켜온 보수의 텃밭이자 강 후보의 고향이다.

그는 2008년 서울 마포갑 국회의원에 출마해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 초대 시민사회수석으로 전국을 누비며 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 고향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날 강 후보의 유세 현장이었던 예산 덕산시장과 홍성 광천시장, 지역 교회 등에선 20~30대 젊은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강 후보의 유세를 지켜본 대다수가 70~80대였다.

강 후보가 이날 연설을 통해 "고향에 오니 아이와 청년들을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이곳을 지키던 분들도 충남 내포 신도시로 빠져나가서 사람을 구경하기 쉽지 않다"고 말하자 지역민 B씨(79·남)는 "내비둬유. 노인네들만 여기 살면 댜(돼)"라며 자조 섞인 혼잣말을 했다.

상인 C씨(75·남)는 "윤석열 대통령한테 남은 3년 간 제대로 일 시키려면 그래도 국민의힘 뽑아줘야쥬. 그래도 저 친구가 대통령이랑 얘기도 잘 할 것 같고 믿음직 허네(하네)"라고 말했다.



'백종원 매직' 예산시장처럼…"지역 먹거리·문화자산 등으로 부활"



4·10 총선에서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에 출마한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60)가 지난 29일 예산·홍성에 있는 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 사진=김인한 기자

강 후보는 지역소멸 위기극복 사례로 요리연구가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부활시킨 예산시장을 꼽았다. 예산시장은 지난해 1월 예산군과 백 대표가 원도심 부활을 위해 새로 단장한 곳이다. 작년 한 해 동안 300만명이 방문했고 올해도 이날까지 10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강 후보는 "홍성·예산 원도심 부활을 통해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워야 한다"며 "홍성은 홍주읍성 복원을 비롯해 먹거리 특화 시장을 개발해 지역 문화·먹거리 등이 있는 원도심으로 부활을 추진하고, 예산은 예산시장과 신(新)삽교역, 예당호를 연계 개발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광천시장-홍성시장-예산시장을 잇는 원도심 부활 상승 벨트를 조성하겠다"며 "정육식당 거리를 조성하고 전통 발효식품 개발, 광천김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도 했다. 이어 "폐 철도 부지를 광천시장과 연계한 공원 조성과 주차장으로 활용하겠다"면서 "홍성-예산을 연계한 원도심 부활의 상생 벨트가 지방시대의 선도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원 효과'로 전국적인 명소로 떠오른 충남 예산시장. / 사진=예산군

그는 또 지역 정주여건 핵심인 교육·의료·일자리 등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홍성군 내포신도시에 KAIST(한국과학기술원) 부설 과학영재고를 유치해 지역 내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고, 소아응급센터와 종합병원 개원을 추진해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대기업 유치 추진을 통해 일자리까지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강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강한 추진력'을 꼽았다. 그는 1989년부터 8년간 한국일보·경향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하다가 2002년부터 이명박 서울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 대변인과 서울시 공보관 등을 맡아 청계천 복원, 대중교통 혁신 등에 기여했다. 2008년부터 18대 국회에서 활동했다. 19·20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서 밀렸지만 귀뚜라미보일러 대표 등 기업에서 다양한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또 현 정부 초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으로 1년7개월간 활동하며 '지방시대' 관련 정책 등을 마련했다.



'공천 신경전' 4선 중진 홍문표도 강승규 지지


4·10 총선에서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에 출마한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60)의 유세 현장에 '4선 현역'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좌측 상단)이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강 후보의 유세 현장에는 이 지역 '현역 4선'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도 찾아 지원했다. 홍 의원은 13~16대 총선에서 청양·홍성 선거구로 4차례 낙선한 이력 때문에 이번 공천에서 '동일지역구 3회 이상 낙선자 -30% 감점' 조항에 걸렸다. 홍 의원은 과거 청양·홍성과 예산 선거구가 달랐다며 당에 서운함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결국 경선을 포기하고 강 후보 지지에 나섰다.

홍 의원은 이날 유세 지원을 통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것이 섭섭하지만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고자 이곳에 섰다"며 "보수의 가치를 제일 먼저 그리고 굳건하게 다진 곳이 홍성·예산으로, 이곳을 뺏기면 충남의 보수는 무너지고 대한민국의 보수도 무너진다"고 했다.

그는 "정치는 희생할 수밖에 없고 이것은 저의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강승규를 당선시키기 위해 왔다"며 "이제는 지역민이 원하는 정책을 직접 만들어가는 지방자치시대가 됐다. 그런 측면에서 강 후보는 양승조 민주당 후보보다 훨씬 더 잘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유세 현장에서 홍 의원과 강 후보는 여러차례 손을 맞잡고 자유민주주의와 보수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특히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경우 국가 안보와 경제 등이 휘청일 수 있다며 여당 지지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60)의 예산군 사무소에서 진행된 여성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모습. / 사진=강승규 국민의힘 후보캠프



충남 홍성·예산은?


충남 홍성·예산 지역구 정보. / 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홍성·예산은 충남에서 보수세가 가장 강한 지역으로 불린다. 선거구가 청양·홍성과 예산으로 각각 나뉘었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988년 13대 총선부터 민주당계 후보가 한 차례도 국회 입성을 하지 못한 지역이다. 18·19대(2008년·2012년) 총선에서는 민주당계에서 정당 지지도가 현저히 낮게 나오자 후보조차 내지 않았다.

2010년대 중반부터 내포신도시를 중심으로 홍성군에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 변수다. 이 영향으로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김학민 민주당 후보가 당시 홍문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과 대결에서 44.4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하기도 했다. 내포신도시 인구는 지난 2월말 기준 3만 6090명으로 21대 총선 당시 3월말 인구 2만 6779명보다 9311명(34.7%) 증가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4선 의원·충남도지사를 지낸 양승조 후보를 전략공천해 반전을 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서 4선을 지낸 홍문표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공천했다. 두 후보는 여권과 야권의 단일 후보로 각 진영을 대표해 양자 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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