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5세' 젊은 도시 동탄에 간 공영운 "내가 진짜 정치新상품"

[the300] [2024 빅매치 르포] 경기 화성을①-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기 화성시 소재 화성시 동탄노인복지관을 찾아 유권자들에 인사를 건내는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김도현 기자
"저야말로 진정한 정치 신상품이죠."

경기 화성을에 출마하는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의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14일 경기 화성시 동탄노인복지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상대 후보보다 스무살 이상 많지만 정치권에서는 더 신선한 인물임을 강조했다.

1964년생인 공 후보의 경쟁자는 1984년생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와 1985년생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젊은 도시'를 공략하기 위해 '젊은 후보'를 전진 배치했다.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을은 유권자 평균 연령이 34.7세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대기업 연구개발(R&D) 직종 비율이 높은 것도 이 곳의 특징이다.

이날 공 후보는 20·30·40대가 아닌 60대 이상 노년층 공략을 위해 화성시 동탄노인복지관을 찾았다. 동탄2신도시는 서울·분당 등지에서 거주하다 은퇴한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 세대의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이들을 타깃으로 한 '실버 아파트단지'를 선보일 정도지만 인구 비중이 8%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 지역 내에서 자칫 정치적으로 소외당하기 쉬운 세대로 평가된다.

복지관에서 만난 주모씨(65)도 "다른 지역과 달리 아이들 울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는 활기찬 동네지만 노년층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나이 든 입장에서 서운하고 소외감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사람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누가 국회의원이 되든 노년층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경쟁 후보보다 나이는 많지만 정치판에 새롭게 가세한 '정치신상품'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사진은 공 후보 선거캠프가 있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내 한 상가 건물. 같은 건물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사무실도 입주했다. /사진=김도현 기자

공 후보도 이런 취지로 복지관을 찾았다. 관장과의 면담에서 다른 화성지역에 비해 관내 노인 복지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지역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을 들은 공 후보는 이곳 복지관 이용객 수나 프로그램 수 등을 꼼꼼히 체크하며 향후 선보일 공약에 적극 반영하겠단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복지관 곳곳을 돌며 방문한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눴지만 '신상 정치인'의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 유명 정치인의 경우 등장과 동시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겠지만 공 후보는 마주치는 모든 이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스스로가 누군지 소개해야 했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됐음을 상징하는 파란 어깨띠를 맸음에도 공 후보의 이름 또는 당을 되묻는 경우가 많았다. 땀을 흘리며 열심히 본인을 소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한 70대 남성은 공 후보를 지켜보던 기자에 다가와 "저 사람은 누구냐"고 묻기도 했다. 몇몇은 공 후보와 거리를 둔 채 "파란색 띠를 맸으니 민주당일 것"이라며 추측하기도 했고, 삼삼오오 모여있던 어르신들은 이번 총선에 화성을 후보로 출마한다는 얘기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상대 후보(이준석 대표) 이름을 거론하더니 어느새 다른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공 후보는 본인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표식물인 어깨띠 위로 앞치마를 하고 커다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뒤 위생장갑을 낀 채로 식당 앞에 섰다. 복지관이 지역 내 어르신을 대상으로 결식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한 경로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였다. 대형 급식시설에서 배식을 하기 위해 필수적인 보건증(건강진단결과서)이 없던 공 후보는 화이트데이를 맞아 특식으로 제공된 초콜릿을 나눠주거나 식판에 수저를 얹어 전달하며 방문한 어르신들에게 본인을 소개했다.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가 지난 14일 화성시동탄노인복지관 경로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김도현 기자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고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배식봉사에 집중했던 공 후보는 2시간여 만에 처음으로 기자에게 말을 건넸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공 후보는 "350여분이 식당을 다녀갔다고 들었는데 배식하는 분들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며 "출·퇴근길 유세 현장에서 만난 젊은 주민들에게선 들을 수 없던 다양한 이야기를 듣게 돼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공 후보는 "(2022년 기준) 화성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출생아가 많이 태어난 도시다. 인구절벽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에 출산율 제고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모델과 같은 곳"이라며 "자칫 젊고 역동적인 도시로만 비칠 수 있지만 교통 문제라던가 지금 태어난 아이들이 공부할 학교 문제, 고령화에 따라 지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는 노인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 또한 많다"고 했다.

이어 "지금 태어나고 자라는 아이들이 중·고등학생이 됐을 때 부모님들이 서울 등지로 이주를 고민하지 않게 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학교·학급을 늘리려 하고 있다"면서 "제가 현대차에 재직할 당시 개발 과정에 참여해 신도시에 보급했던 수요자 맞춤형 실시간 노선 생성 인공지능(AI) 버스시스템 '똑버스(똑똑한 버스)'가 현재 동탄에 시범 운영 중인데 이를 확충해 동탄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교통환경을 개선해 주민 편의에 기여하는 등 동탄이 젊은 도시를 넘어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로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화성을은?

경기 화성을은/그래픽=조수아
경기 화성을은 전통적으로 진보 정당이 강세를 보여왔지만, 이번 총선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출사표를 내면서 격전지로 새롭게 떠오른 지역구다.

화성을로 분구되기 전부터 화성시는 13대 총선 때부터 민주당 계열이 우세를 보였다. 15대 총선 당시 박신원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2007년 재보궐선거와 18대 총선에서 고희선·박보환 한나라당 후보가 각각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됐다.

이 지역구에서 18대부터 내리 3선을 지낸 비명계(비이재명계) 이원욱 의원이 지난 2월 개혁신당에 입당한 뒤 화성을 출마를 선언했는데, 분구가 확정되면서 화성정으로 옮겼다. 이후 이 대표가 화성을 출마를 선언, 관심 선거구로 급부상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영입인재인 공영운 전 현대자동차 사장을 화성을에 전략공천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영입인재이자 동탄 10년 거주자인 한정민 삼성전자 연구원을 깜짝 전략공천, 맞불을 놨다. 한 연구원은 1984년생으로 이 대표(1985년생)보다 한 살 많다.

화성을은 동탄2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지역으로, 토착민이 아닌 신규 유입 주민들이 많다는 특징을 지녔다. 첫 입주를 시작한 지 7년도 되지 않은 젊은 지역구다. 평균연령이 34.7세로 전국 254개 선거구 중 가장 낮고, 전국 평균(44.9세)보다 10세 이상 낮단 점도 이번 총선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