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 아까운 정치인"…나경원 "동작 위해 뛰고 듣는 '나길동'"

[the300] [2024 빅매치 르포] 서울 동작을②-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

나경원 전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이수역교차로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퇴근길 인사를 건네는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교육특구, 사통팔달, 15분 도시 나경원"

시민들의 '퇴근 러쉬'가 시작되는 지난 12일 오후 5시30분. 서울 동작구 이수역 사거리에 나경원 전 의원(61)의 공약을 담은 네 박자 구호가 울려 퍼졌다. 오는 4·10 총선에서 5선에 도전하는 나 전 의원이 지난 4년 간 '닦고 조이고 기름 친' 지역 특화 공약이다.

오전부터 띄엄띄엄 내리던 보슬비가 다시 찾아온 퇴근길이었다. 나 전 의원은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지나가는 시민 한 명 한 명에 인사하며 공약이 적힌 명함을 쥐여줬다. 손에 쥔 명함이 다 떨어지면 우산대를 어깨와 볼 사이에 끼고 재빨리 주머니에 넣어둔 명함을 꺼내 들었다.

귀갓길을 재촉하던 시민들도 "잘 부탁드린다"는 나 전 의원 인사에 목례로 화답했다. "화이팅"이라며 한 손을 들어 올리거나 먼저 악수를 청하는 시민도 보였다. 몇몇 시민은 인근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공약을 읽어보기도 했다.

이날 퇴근길 나길동의 발도 손만큼 바빴다. 그와 캠프 구성원들 서울지하철 7호선 이수역 10번 출구 앞에서 나눠주다가도 약 30m 떨어져 있는 버스 정류장 줄이 길어졌다 싶으면 재빨리 정류장으로 뛰어가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돌아왔다.

한 고등학생은 버스를 기다리다가 나 전 의원을 보고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며 캠프 직원에게 휴대전화를 건네기도 했다. 30년 이상 동작구에 살고 있다는 박모씨(81)는 "나 전 의원은 지역구민 뜻을 경청하고 실천해주는 식구 같은 사람"이라며 "세금이 아깝지 않은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1963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사법시험에 합격, 판사로 일했다.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제17대 국회에 입성한 뒤 내리 4선을 지낸 중진이다. 이 중 두 차례 동작을의 민심을 얻는 데 성공했으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2020년 총선에서 같은 판사 출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줬다. 오는 4월 총선에서 류삼영 민주당 후보와 경쟁한다.

나경원 전 의원이 이수역교차로 인근에서 시민들과 퇴근길 인사를 나누러 뛰어 가는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나 전 의원은 '와신상담'하며 바닥 민심부터 훑고 지역구 탈환을 준비했다. 그는 이날 더300(the300)과 만나 "여의도 정치를 오래 하다 보면 민심과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온오프라인으로 모든 세대와 꾸준히 소통했다"며 "하루에도 여기저기 번쩍번쩍 다닌다고 주민들께서 저를 '나길동'이라고 부르신 지 꽤 됐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1호 공약은 '교육특구 동작'이다. 관내 고등학교 IB 교육(스위스식 학생 참여 중심 수업) 선택적 도입, 과학 중점 자율학교 신설, 학원가 유치로 공교육과 사교육의 질을 동시에 개선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동작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교통 체증, 도로 상습 침수 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통팔달 동작'도 내놓았다. 2025년 착공 예정인 이수-과천 복합터널의 착공·완공 시점을 앞당기고 사당로를 지하철 숭실대입구역까지 넓혀 제2의 '테헤란로'를 만들겠다고 했다. 숭실대에서 삼성역까지 시내버스 노선 신설, 주민 출퇴근 편의를 위한 마을버스 노선 연장 등도 담겼다.

'15분 행복 동작'에는 누구든 집에서 15분 안에 걸어서 문화·체육 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도서관·공원 등 문화 체육시설 확충, 한강 수변공원 조성, 주민 휴양·치유 공간으로의 현충원 재조성 등이 담겼다.

아울러 나 전 의원은 △장애인 가족 활동 보조 수당 도입 △신노년을 위한 인생 2모작 일자리 제공 △군 제대 복학생 월세 지원 1회 추가 지원을 포함한 '든든한 복지 동작' △상업지역 용적률 대폭 상향 △남성사계시장, 먹자골목 등 시장 활성화 △중앙대·숭실대·총신대 파트너십 강화 등 '상전벽해 동작'을 준비했다.

12일 오후 나경원 전 의원 선거 캠프 개소식 /사진=나경원 선거 캠프

나 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만나는 시민들께서 '이번 총선에서는 꼭 돼요' '지난번 너무 섭섭했어요'라고 할 때 정말 힘이 난다"며 "지역을 발전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어서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푼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으며, 주민들께도 공약을 어떤 방법으로 실천할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 드린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땡벌'로 유명한 가수 강진 등이 참석해 응원을 전했다. 나 전 의원은 총선 출정 연설을 통해 "제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마주한 곳이 동작"이라며 "지난 4년 주민들 말씀을 듣고 사랑을 느끼면서 정치 속 근육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무차별 정쟁과 사법 리스크, 방탄이라는 21대 국회의 오명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혐오와 부정의 정치를 단절하고 양보와 타협의 룰을 새로 짜야 한다. (총선에서 당선돼) 합의 정신이 실종된 의회 민주주의를 복원하겠다"고 했다.

◇서울 동작을은?

/사진=머니투데이

서울 동작을은 서울 한강벨트 승부처 중 한 곳으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설욕전'이 펼쳐지는 지역으로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나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는 초선의 이수진 민주당 의원에게 약 7%포인트(p)차로 패배한 후 지역 탈환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현역 이수진 의원 대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립에 반발하다 좌천된 '경찰 출신' 류삼영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서울 동작을은 정동영, 정몽준, 노회찬 등 굵직한 들이 출마해 종로에 이어 '신정치 1번지'로도 불린다.

또한 역대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동작을 지역 민심은 특정 정당의 손을 맹목적으로 들어주지는 않는 경향을 보인다. 매 선거마다 여야 간 구도와 바람, 인물 등 판세 영향이 강해 정치권이 주요 전략지로 주목하는 배경이다.

17대 총선에서는 이계안 민주당 의원, 18·19대 총선에서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이 곳에서 당선됐다. 정몽준 의원이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치러진 19대 보궐선거에 이어 20대 총선까지 동작을 민심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21대 현역은 민주당을 탈당한 이수진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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