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분이라고..." 행당역 간 윤희숙 "싸우는 정치할 시간 없어요"

[the300] [2024 빅매치 르포]서울 중구성동갑②-윤희숙 국민의힘 총선 예비후보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갑 후보(전 의원)이 7일 서울지하철 5호선 행당역에서 출근하는 시민과 인사하는 모습 /사진=윤희숙 캠프

"'싸우는 정치'와 거리를 두고 국가·지역 발전의 장기적인 틀을 만들겠습니다. 결과에 책임지는 정치, 미래로 가는 정치를 구현하겠습니다."

지난 7일 오전 7시30분 서울지하철 5호선 행당역 역사 내부.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윤희숙 전 의원(54)은 출근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주민들에게 연신 허리를 숙였다. 걸음을 재촉하는 직장인이 지나갈 때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인사를 건넸다.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 엄마 손을 잡고 지하철을 타는 아이에게도 빠짐없이 인사를 건넸다. 몇몇 시민은 윤 전 의원에게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했으며 몇몇은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윤 전 의원은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잠실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 전문가다. 이후 KDI(한국개발연구원)에서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 등을 지냈다. 경제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아 2020년 총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 전략 공천을 받아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됐다.

그는 총선을 약 30일 남기고 지역구민 만나기에 여념이 없다. 민심 파악은 물론 '경제정책 전문가'를 자임하는 만큼 현장 상황과 구민들이 실제 요구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윤 전 의원은 "'중·성동에 와줘서 고맙다'는 구민들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윤희숙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중·성동에 별다른 연고가 없지만 약점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그는 2020년 총선에서도 연고가 없는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됐다. 윤 전 의원은 "서초구민께서도 시간이 갈수록 제가 (KDI 연구위원 신분으로) 언론에 썼던 주장, 경제에 관한 구상 등이 알려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많이 좋아해 주셨다"며 "중·성동구에는 정치인과 '경제정책통'으로서의 제 브랜드가 전달돼 있다고 느꼈다. 4년 전에 비해 더 성장했고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기대감을 드러내는 시민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이날 행당역에서 만난 김양래씨(49·남)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2020년 7월 윤 전 의원이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며 임대차 3법을 비판한 연설을 보고 감명받았다"며 "그가 성동구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부동산 정책에 관해 더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숙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갑 후보가 7일 서울 성동구 행당역 인근 대림아파트상가에서 주민과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정경훈 기자

윤 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행당역 인근 대림아파트상가를 방문해 상인들과 만났다.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문구점·옷 가게·식당이 한 데 섞인 상가 건물이다. 이곳 상인 60대 남성 안모씨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경제 정책과 관련해 상당히 유능한 분으로 알고 있다. 지역 발전이나 나라 발전을 위해 이런 분이 국회에 더 필요하다"며 "주택·인구 정책 등을 포함해 나라 발전에 도움 되는 좋은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의원은 "지역 장기 발전의 틀을 짤 수 있다는 생각에 사명감이 들면서 굉장히 설렌다"고 했다. 주요 경쟁 상대인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 "'여전사' 타이틀을 들고나온 것은 굉장히 후진 생각"이라며 "이곳은 싸움터가 아니다.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윤 전 의원은 지역 공약으로 △성수지구 미래형 첨단산업 밸리 조성 △도시정비사업을 통한 접근성·주거환경 개선 △왕십리 역세권 24시간 어린이병원 유치 △제2 서울숲·한강 둘레길 조성 등을 내놓았다. 그는 "성동은 한강 수변 지대 등 상당한 자연 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다"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이후 개발이 멈춰 보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지역개발에 관한 찬·반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공감대를 만들도록 하겠다. 한쪽 편을 들지 않고 공동체를 유지하면서 현안을 해결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며 "오세훈 서울시장과는 호흡이 잘 맞는다. 이를 통해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고 했다.

윤 전 의원은 국회에 입성해 "책임 정치"를 반드시 구현하겠다고 했다. 경찰에서 불송치(무혐의)로 사건이 종결된 부친의 농지 투기 의혹으로 2021년 9월 의원직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세운 결심이다. 윤 전 의원은 "내가 개입할 수도 없는 사건이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윤희숙은 중죄인'이라는 식의 비난을 쏟아냈다"며 "본인 잘못에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남의 잘못이라면 부풀려 헐뜯는 전형적인 공작 정치, 모리배(수단을 가리지 않고 사적 이익만 추구하는 무리) 정치의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을 계기로 보통 사람의 도덕적 감각과 너무 다른 모리배 정치를 청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나는 의원을 하면서도 보통 사람과 같이 책임을 져봤다"며 "'586 운동권 청산'은 무책임 특권 정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진행되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성동갑은?


서울 중구성동갑은 서울 '한강벨트'에 위치한, 이번 4월 총선의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대 총선에 신설된 곳으로 성동구에서 금호동, 옥수동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이 선거구에 해당한다.

이 곳에서 내리 3선을 한 '구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에는 서울 서초을에서 출마를 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와 민주당 전현희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중구성동갑은 '신관'을 맞이한다.

20~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에 의석을 내줬고 16~17대 총선에서도 민주당 출신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 지역에서 의원을 해 진보 텃밭(양지)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평도 나온다. 실제로 2022년 대선에서는 동별로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이 더 높게 나온 곳도 있었다.

특히 최근 성수동 트리마제, 갤러리아 포레,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등 '신흥 부촌'을 상징하는 고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일부 지역 성향이 빠르게 보수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보수의 텃밭이냐, 진보의 텃밭이냐를 가늠할 수 없는 '스윙보터' 지역인 셈이다.

전통 수제화거리가 있던 성수동은 최근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고 주변에 한양대도 있어 젊은층이 대거 유입중이다. 한편으론 마장동 축산시장과 같은 전통 상업지구가 있고 이 일대에서 '수 십 년'을 살았다는 토박이 인구도 많아서 '신구'가 조화하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 지역에 대해 "한강벨트 최전선에 있는 지역이다. 이같은 상징성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여야가 사활을 걸고 이 곳에 깃발을 꽂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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