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논란'+'이승만 재평가'…尹 3.1절 기념사에 담겼다

[the300]대통령실 "3월중 한일정상회담 계획 없어"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윤석열 대통령의 올해 3.1절 기념사 키워드는 '자유'였다. 취임사부터 강조된 자유의 가치는 두 번의 광복절 경축사와 지난해 3.1절 기념사에 이어 올해도 일관되게 부각됐다. 기미독립선언의 뿌리가 자유주의였고 이런 3.1운동 정신을 완성하는 건 북한 주민들도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는 통일이라는 게 기념사의 요지다.

또 하나 특이점은 '모든' 독립운동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역설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무장독립운동과 외교독립운동, 교육과 문화독립운동을 열거하면서 "저는 이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역사가 대대손손 올바르게 전해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어느 누구도 역사를 독점할 수 없으며 온 국민과 더 나아가 우리 후손들이 대한민국의 이 자랑스러운 역사에 긍지와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무장독립투쟁에 비해 다른 분야의 독립운동들이 저평가됐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무기를 들고 무장투쟁한 사람만 독립에 기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일제 치하에서 문학가도 있고 교육가도 있고 집안의 모든 재산을 털어서 무장독립운동을 양성하고 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가들도 있었다. 이 사람들의 역량이 우리 아이와 후손을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강점을 발휘해 많은 선열들이 독립을 위해 노력했고 이런 자산들이 독립 이후 대한민국이 제정 헌법을 만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산업화를 이루는 성장의 씨앗이 됐다는 인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모든 국민이 1919년 이후부터 지향했던 그 정신이 지금까지 골고루 녹아들어서 후손에게 전해진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홍역을 치른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무장독립투쟁 자체에 큰 의미가 부여되면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역사적 평가가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특정 독립운동가에 대해 공산주의자로서 비판받을 만한 행적 등을 아무리 지적해도 일본군 등을 상대로 무기를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공론의 대상조차 되기 어려운 현실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여긴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도 염두에 뒀다. '건국전쟁'은 누적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김구 선생이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업적 등으로 잘 알려진 반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외교독립운동 등은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승만 전 대통령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로도 기념사에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자본도 자원도 없었던 나라,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 고속도로를 내고 원전을 짓고 산업을 일으켰다"며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절에도 미래를 바라보며 과학기술과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결국 두 분(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을 시사하는 것인데 굳이 연설에 특정한 지도자 이름을 거명할 필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름만 직접 말하지 않았을 뿐 기념사에서 강조한 '자유와 번영을 향한 도전'을 이끈 지도자로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은 셈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창원에서 개최한 원전재도약 민생토론회에서도 "원전의 기초를 다지신 분이 이승만 대통령이었다"며 "1956년 한미원자력협정을 체결하고 1959년에는 원자력원과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해서 원전의 길을 열었다"고 했다. 이어 "서울대와 한양대에 원자력공학과를 설치해서 연구개발의 토대를 닦았다. 실로 대단한 혜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한편 이날 일본을 향해서는 미래지향적 협력 메시지를 거듭 발신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1절 기념사에서 한일 협력을 강조한 뒤 전격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일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올해도 3월 중 한일정상회담을 가지는 방안 등이 검토됐지만 열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작년에 12년 만에 한일 정상회담이 재개됐고 1년 만에 7차례 왕성한 한일정상외교 셔틀이 있었다. 정치적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서로 편한 시기에 한일 지도자가 오고 간다는 게 셔틀외교의 정신"이라며 "다만 3월 중에는 한일정상회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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