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5배" 트럼프 복귀 대비?…한미, 분담금 협상 곧 착수

[the300] '주한미군 주둔 비용' 협상할 외교부 대표 내정…관련 협정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서 '발빠른 움직임'

한미 양국이 상반기 내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비용 협상에 나선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선거 유세에 나선 모습. 배경에 트럼프가 이긴다(Trump wins)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 AP=뉴시스

한미 양국이 2026년부터 적용될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관한 방위비 협상에 곧 착수한다. 방위비 협상에 1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 조치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집권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조기 협상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이 상반기 내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정은 1991년부터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할 금액을 정해온 계약이다. 그동안 2~5년에 한 번씩 총 11차례 이뤄졌으며 가장 최근 11차 협정이 2020~2025년까지로 추가 협상이 필요했다.

다만 11차 협정은 2021년 한 해 지나 체결됐고, 현재 11차 협정의 종료기한이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12차 협정에 나선 건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방위비 협상은 보통 1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그 기간을 고려해 우리 측이 준비하고 있다"며 "한미 방위비 협상을 할 때마다 소요 기간도 매번 달랐다"고 했다.

외교부가 미국과의 외교관계 등을 고려해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지만 우리 정부가 트럼프 복귀에 발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대비한 대책반을 구성한 바 있다. 주미한국대사와 영사관 등을 중심으로 공화당 캠프의 주요 인물들과 정책 등을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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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대책 마련 배경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기 재임 시절 한국에 분담금을 5배 이상 올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마크 에스퍼 전 국방부 장관은 2022년 5월 출간한 회고록을 통해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삼성 TV를 파는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해 준다"고 했다.

관련 회고록에선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부 장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는 두 번째 임기 우선순위로 하시죠"라고 제안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렇지, 맞아, 두 번째 임기"라며 미소를 지었다는 일화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외교부는 북핵외교기획단장, 주시드니 총영사 등을 지낸 이태우 전 총영사를 방위비 협상대표로 내정한 상태다. 미국 정부도 방위비 협상대표 인선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감축으로 8.9% 삭감된 2005년 6차 협정을 제외하고 2.5~25.7%까지 증액됐다. 11차 협정은 13.9% 인상(1조1833억원)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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