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은 타협 없다는데…이재명 "의대 증원, 400명 적정" 왜?

[the300]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2.26 amin2@newsis.com

대통령실이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에 대해 타협은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대 증원 적정 규모로 400~500명을 제시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정부의 2000명과 대비시켜 윤석열 정부가 과도하게 의대 증원을 추진해 이를 선거용으로 활용하려 한다며 공세를 펴는 한편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에 대비해 증원 규모 관련 논의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6일 오전 인천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대 증원에 대해 "적정 규모로 보통 400~500명 정도 늘려서 10년 간 늘리면 어느 정도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연구되고, 검토되고 있다"며 "과격하게 2000명을 주장했다가 물러서는 척하면서 400~500명 선으로 적절히 타협하면서 마치 이게 큰 성과 낸 것처럼 만들겠다, 소위 '정치쇼'를 하겠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대로 된다면) 양평 고속도로, 채상병 사건 이런 일들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의 국정농단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고 했다.

400명이라는 숫자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추진했던 의대 증원 규모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 400명을 주장함으로써 의대 증원은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일관되게 추진했던 정책이었고, 당시에도 교육 여건 등을 면밀히 검토해 400명이라는 규모를 산출했던 것이라는 점을 부각할 수 있다. 실제 현재 의료계에서도 적절한 증원 규모로 400~500명 가량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이 대표 역시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민주당이 타진해본 결과 충분한 소통과 조정이 이뤄진다면 이 정도 증원은 수용할 것"이라고 남겼다. 성균관대 의대교수협의회는 지난 23~24일 이틀 간 성균관대의대 교수 2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는데, 적정한 증원 규모로는 '500명 증원'(50명·24.9%)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5일 서울 대한의사협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를 마치고 대통령실 앞으로 행진해 온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 의사 대표들이 대통령실을 향해 함성을 외치고 있다. 2024.02.25. kkssmm99@newsis.com

의대 증원과 함께 민주당은 10년 간 의사가 지역에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제 도입 법안'(지역의사제법)과 '공공의대 설립 법안'(공공의대법)의 입법도 추진돼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늘어난 의료 인력이 필수 의료 분야와·지역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지역의사제법과 공공의대법의 본회의 직회부 추진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의대 2000명 증원에 이미 찬성 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자칫 숫자 프레임에 말려드는 등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당 내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의대 증원의 핵심은 숫자가 아닌데 우리가 대안으로 숫자를 내놓으면 쟁점도 증원 규모에 집중된다"며 "우리가 협상 권한을 가진 것도 아니니 증원 규모를 언급하는 것 보단 국회 다수당으로서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의대 증원은 단순 수치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며 "(이 대표도)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를 통해 원만한 타협을 이뤄내야 한단 취지로 의사 파업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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