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 안되는 민주당 공천파동…'친명 희생론' 대두

[the30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2.23.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천 윤곽이 드러날수록 당내 공천 파동은 설상가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의 밀실 공천 논란,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수 포함된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 등을 둘러싼 의문이 풀리지 않은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가 대거 단수공천을 받자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공천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탈당이나 단식 농성이 벌어지는 등 반발이 거센 상황을 고려해 수습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친명 핵심 인사에 대한 쇄신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명 지도부' 단수 공천…"이게 우연인가" 반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서울 마포을), 서영교 최고위원(서울 중랑갑),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경기 수원병), 권칠승 수석대변인(경기 화성병) 등 지도부 의원을 대거 단수공천하는 내용의 7차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명계 현역 의원이 있는 일부 지역은 경선지로 선정돼 친명 원외 인사들과의 대결을 벌이게 됐다. 대전 대덕구는 박영순 의원과 박정현 최고위원이, 광주 서구갑은 송갑석 의원과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맞붙게 됐다. 박 의원과 송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에서 각각 하위 10%·20% 통보를 받았다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인사들이다. 이들은 각각 경선 득표수의 30%·20% 감산이란 핸디캡을 안고 경쟁하게 된다.

또한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용우 의원(경기 고양정)은 김영환 전 경기도의원과, 도종환 의원(충북 청주흥덕)은 '친명'인 이연희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과 경선을 치른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친명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고, 비명 의원들은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에 "특별한 고려는 없었다"며 "(단수공천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 단수로 출마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친명은 단수, 비명은 경선이라는 의심을 눈으로 확인시켜준 결과"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민주당 인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임 위원장 말대로) 친명 의원들 지역구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었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렇다면 비명 의원들 지역구에는 우연찮게 다 경쟁자가 있었다는 말인가"라고 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친명계를 포함해) 대부분 현역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는 상황에서 일부 비명계라 불리는 의원들이 경선을 치르는 모양으로 가고있다"며 "당이 당원들에게 '경선을 치르는 현역 의원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거나 '바꿔야 하는 사람'이라는 등의 메시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번 발표로 경선을 치르게 된 한 의원실 관계자는 "분위기라는 게 있다 보니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심사결과를 발표를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2024.02.25.


단식 농성에 반발 시위도…당 지도부 '수습책' 고심


이날 민주당에서는 비명계에 대한 하위 20% 통보, 현역의원 지역구에 대한 전략지역 지정 등을 둘러싼 진통도 이어졌다. 당에서는 김영주·김한정·박영순·박용진·설훈·송갑석·윤영찬 의원 등이 하위 20% 통보에 공개 반발했고 이중 김영주 의원은 탈당을 선언했다. 지역구가 전략지역이 된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도 탈당했고,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은 지난 22일부터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 중이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마포갑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한 이유가 '도덕성 문제'라는 새 기준에 의한 것이고, 부정한 돈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부정한 돈을 받지도 않았고 인정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마포갑에서 출마를 준비해온 홍성문 민주당 정책위 부위원장,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 등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마포갑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한 이유와 근거, 절차를 제시하라"고 당에 촉구했다.

공천 과정에 대한 각종 재심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1차 경선에서 탈락한 김수흥 의원(전북 익산갑)은 경선 여론조사 업체의 불공정 논란을, 조오섭(북구갑)·이형석(북구을) 의원 등은 상대 후보의 선거 규정 위반 의혹 등을 이유로 재심을 신청했다. 강병원 의원(서울 은평을)은 친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과의 경선을 결정한 공관위 결정에 재심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 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1.11.
당 지도부는 공식적으로 공천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비명계 인사들의 경선 결과가 공천 갈등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갈등 수습을 위해 친명계 현역에 희생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친명 핵심인 조정식 사무총장이나 4선의 정성호 의원 등은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가 조 사무총장에게 불출마를 권고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정정보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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