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힘 뺀 민주당, '친명 체제' 공고화···李 대표 중임 가능성도

[the30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차 중앙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당헌 개정을 통해 대의원 권한을 축소했다. 전당대회시 권리당원 표의 가치는 현재보다 높임으로써 이재명 대표 일극체제가 강화된 반면 숙의 민주주의가 설 자리는 좁아졌단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은 7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대의원 권한 축소와 하위 평가 현역의원의 감산 페널티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당헌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중앙위원 총 605명 중 80.99%(490)가 투표에 참여했고 찬성이 67.55%(331명), 반대가 32.45%(159명)로 집계됐다. 가결요건은 재적 중앙위원의 과반 찬성이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번 중앙위 표결 결과에 따라 권리당원 대 대의원 표의 가치는 60대 1 수준에서 실질적으로 20대 1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현행 규정상 민주당 전당대회는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일반국민 25%, 일반당원 5%의 표 비중을 반영해 치러진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권리당원 숫자는 100만 명을 훌쩍 넘었고 대의원 숫자는 약 1만6000명으로 추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안건의 통과로 당분간 당내 이재명 대표 체제가 더욱 공고화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권리당원의 표 가치가 커진다면 소위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더욱 커질 수 있단 점에서다. 일각 지지층을 바탕으로 내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 대표로 선출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권리당원 대 대의원 표의 가치가 사실상 20대 1보다 더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유발언을 통해 "(전당대회) 실제 투표율이 37%란 점을 고려하면 현행 60대1의 비율이 23대 1 수준으로 떨어진다"며 "(당헌 개정 후) 실제 투표율을 고려하면 표의 가치는 8~9대 1이 된다"고 말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번 당헌 개정은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 힘이 더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차기 민주당 전당대회에) 이 대표가 꼭 나오지 않더라도 본인의 후계 구도 만들기가 쉬워질 수 있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대표가 언제나 강성 지지자들을 만족시키면서 갈 수 있단 보장이 없단 측면에서 나중에는 이번 당헌 개정이 독이 될 수 있다"며 "또 다른 (인기) 인물이 등장하거나, 강성 지지자들이 뭉쳐서 다른 마음을 먹고 거친 행동을 할 때엔 제어할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리당원의 목소리가 커지면 숙의 민주주의와는 더 멀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중앙위원회 발언대에서 "직접민주주의가 정치권력과 결합할 때 독재 권력이 된다는 것을 나치에서 봤다"며 "(과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태극기 부대와의 결합으로 총선에 패배했다. 그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왜 분란을 만드나"라고 했다.

반면 이날 당헌 개정이 애초에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서 비롯된 일임을 고려할 때, 개정 작업은 불가피하단 지적도 나왔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당선을 위해 돈봉투 살포가 있었다고 보고 사건을 수사중이다. 수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의 가치가 다르단 점이 논란이 됐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에 "돈봉투 사건과 맞물려 대의원 영향력이 과도하단 점이 문제가 됐고 그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시도는 맞다고 본다"며 "이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강화될지 여부는 이번 당헌 개정에 달렸다기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지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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