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尹대통령 거부한 간호법 재발의…갈등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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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대한간호협회 주최 '2019 간호정책 선포식'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좌초됐던 간호법 제정안(간호법)을 22일 다시 발의했다. 앞서 간호법 제정안 논의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간호조무사의 학력 제한 부분은 결국 남겨둔 채다. 의료 정책의 주도권을 쥐는 한편 총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간사인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간호법 제정안과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간호법 발의에 참여한 의원은 총 21명으로, 이 중 간호사 출신인 최연숙 국민의힘 의원도 공동 발의자에 이름을 올렸다.

간호법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간호인력의 자격, 업무범위, 처우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지난 4월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후 5월 본회의에서 재표결을 진행했으나 재적 인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재표결 요건을 넘지 못했다. 당시 민주당은 여당과 합의할 수 있는 법안을 최대한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간호법 제정안은 간호사의 역할과 업무 등에 대한 규정을 기존 의료법에서 분리하고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간호사의 역할과 업무를 의료법이 아닌 별도의 법으로 규정한다는 점 때문에 직역 단체 간 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간호법 1조인 '모든 국민이 의료 기관과 지역 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는다'는 조항이 핵심 쟁점이었다. 간호사들이 의사 지도 없이 단독 개원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자격을 간호특성화고 졸업자 또는 고졸자로 간호학원을 수료한 자로 제한한다는 점도 학력에 상한을 두는 조항이라는 논란이 있었다.

민주당이 재발의한 법안에는 '지역사회'라는 단어 대신 '보건의료기관, 학교, 산업현장, 재가 및 각종 사회복지시설 등 간호인력이 종사하는 다양한 영역'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고 의원실은 또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규정된 간호사의 업무범위는 보건복지부령에서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해 불법진료 문제를 해소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간호조무사의 학력 제한 부분은 삭제하지 않았다. 고 의원실은 "자격 제한에 대해서는 대한간호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간 입장 차이가 너무 커 모두 수용하기가 어려워 간호법 재추진 안에는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간호법과 함께 발의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은 직역 간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의료 직역 대표자, 시민사회 대표, 전문가가 참여하는 '보건의료업무조정위원회'를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고 의원은 "간호법 재추진 결정 이후 보건의료직역간 수용 가능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발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현재까지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발의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번 재발의안에 반영되지 못한 부분은 이후 심사과정에서 더 채워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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