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등려군과 첫사랑

넷플릭스 드라마 퍼스터 러브 하츠코이 예고편. /사진=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홈페이지 캡처
"마지막 키스는 담배 향기가 났어. 씁쓸하고 애달픈 향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드라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에서는 일본 'X세대'의 첫 사랑 이야기가 1999년 일본의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의 히트곡인 '퍼스트 러브'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얼핏 '러브레터'와 같은 1990년대의 서정적인 일본 영화를 연상케 하는 복고풍의 이 드라마에서 눈길을 끄는 건 군대와 중국에 대한 묘사다. 극의 남주인공은 자위대원이다. 군대를 가질 수 없는 나라 일본에서 그는 사회의 주변부에 머물며 시대 착오적이라는 시선을 받는 소외된 인물상으로 그려진다. 그런 이해받지 못하는 남자를 고교 시절부터 사랑했던 여주인공은 도시로 유학온 대학생이다. 그런데 그녀의 룸메이트인 중국 여성은 유독 시끄럽고 주변에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 마치 주인공 커플의 밀월을 방해하는 존재처럼 그려진다.

극중 설정이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상황을 연상케 하는 이유다. 1990년대 대중매체라면 극우 논란이 거의 자동적으로 따라 붙는 자위대를 멜로드라마의 소재로 전면 부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인이 그저 비매너의 상징처럼만 극중에서 소비되지도 않을 것이다. 일본 만화 드래곤볼이나 대만 소설가 김용의 무협지 등 셀 수 없이 많은 대중매체에서 중화풍 소재가 각광을 받던 수십년 전 중국은 환상과 동경의 나라처럼 여겨지곤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자위대를 재조명하고 중국에 대한 묘한 반감을 조장하는 듯한 일본 드라마가 나오는 건 중국에 대한 실망과 불안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과거와 달리 우리 외교부에서도 중국과 관련된 부서는 기피 부서처럼 여겨진다. 우리 국민들의 감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이른바 한한령(한류제한령) 등 조치로 중국에 대한 감정은 기대에서 실망으로 변해갔다.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했던가. 중국의 개방 이후 중국에 대한 주변국의 '짝사랑'은 이대로 끝날까. 오랜 세월 쌓인 실망을 기대로 되돌리려면 중국 스스로 한한령 전면 해제 등의 노력에 나서야 할 것이다. 대만 가수 등려군(덩리쥔)의 사랑 노래를 시진핑 국가 주석은 젊은 시절 테이프가 늘어질만큼 즐겨 들었다고 한다. 문화가 이미지 개선의 첫 걸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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