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위기 면한 이재명, 지팡이 짚고 지지자들 만나 "사법부에 감사"

[the300](종합)영장실질심사에만 9시간20분 소요돼 역대 두번째 기록···李 "한푼도 취하지 않았다"며 혐의 부인


[의왕=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2023.09.2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지 약 18시간 만에 생환했다. 제 1야당 대표로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재임 중 구속 위기에 몰렸던 이 대표는 "인권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27일 밝혔다.

이 대표는 백현동·대북송금·위증교사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지난 26일 오전 10시쯤부터 시작된 영장심사는 장장 9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이후 서울구치소로 옮겨 가 대기중이던 이 대표는 27일 오전 2시20분쯤 영장청구 기각 결과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후 서울구치소를 나와 오전 3시50분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법원에 출석한 시간으로부터 약 18시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출석할 때와 마찬가지로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에 지팡이를 짚은 모습이었다.

이 대표 영장심사에 걸린 시간(9시간 20분)은 1997년 영장심사 제도 도입 이래 두 번째로 긴 시간이다. 역대 최장 기록은 지난해 12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영장심사를 받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사례로 당시 10시간 6분이 소요됐다.

이 대표는 "늦은 시각에 함께 해 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께 먼저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증명해 주신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정치는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여·야, 정부 모두 잊지 말고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그런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를 경쟁하는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이제 모레면 즐거워해 마땅한 추석이지만, 국민들의 삶은, 우리의 경제·민생의 현황은 참으로 어렵기 그지없다"며 "정치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 나라 미래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정부여당에도, 정치권 모두에도 부탁드리면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굳건하게 지켜주시고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사법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지도부 의원 및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눈 이 대표는 굳게 다문 입술로 엷은 미소를 띄기도 했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는 소식에 여야는 극명히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추상같이 엄중해야 할 법원이 판단이, 고작 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 의해 휘둘렸다는 점에서 오늘 결정은 두고두고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 역시 오늘의 결정이 범죄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님을 직시하고, 겸허한 자세로 더 이상의 사법 방해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의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사필귀정이다.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불통의 폭정을 멈추고 국민 앞에 나와 머리 숙여 사죄하라. 내각 총사퇴를 통한 인적 쇄신 및 국정 기조의 대전환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의왕=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2023.09.27.
이날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대표 지지자들과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6시쯤부터 서울구치소 앞에 모여 각자 집회를 열었다.

민주전국혁신회의와 촛불연대 등 이 대표 지지단체 회원 및 지지자들 350여명은 구치소 앞 오른쪽 도로변에 돗자리를 깔고 나란히 앉았다. 이들은 '희망이 이긴다. 민주주의 지켜내자' '정의가 이긴다 정적제거 중단하라' 등의 손피켓을 나눠 들었다. 연신 이 대표 이름을 외치며 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반면 대한민국 애국순찰팀 보수단체는 서울구치소 입구 옆 주차장에 자리잡고 구속영장 발부를 주장했다. 이들은 '이재명 구속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한동훈 화이팅" "이재명 구속하라" "문재인 구속하라" 등을 외쳤다. 20여명 정도로 소수였으나, 대형 스피커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대표 지지단체와 보수단체는 경찰을 사이에 두고 비방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내내 신경전을 벌였다. 현장에서 유튜버가 한 시민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일부 소란이 발생했으나 큰 물리적 충돌이나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구치소 인근에 경력 13개 중대를 배치했다.

자정을 넘기면서 민주당 의원들도 서울구치소 인근을 채우기 시작했다.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포함해 김승원·김원이·문정복·양이원영·황운화 의원 등이 자리하기 시작했고, 오전 1시쯤에는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와 정청래·서영교·박찬대·고민정·장경태·서은숙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속속 현장에 도착했다.

한편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하다"며 "사실관계·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대북송금의 경우,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선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는 영장실질심사 최후 진술에서 "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위증교사 혐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의왕=뉴스1) 김진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27일 법원에서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당지도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3.9.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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