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팡이 짚고 걸어서'···이재명 구속 기로에 선 날, 숨죽인 민주당

[the300]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나서고 있다. 2023.9.2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여기서 드릴 성질의 말씀이 아닌 것 같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난 더불어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심경을 묻는 질문에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또 다른 한 초선 의원 역시 무거운 표정으로 "좋은 결과가 있기만 바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의 영장실질심사가 있는 날 민주당은 새 원내대표를 뽑기 위한 선거가 있어 대다수 의원들이 투표를 위해 의원회관으로 출근할 것으로 보인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이 대표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오전 9시45분경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녹색병원에서 8시30분쯤 준비된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법으로 출발했다. 이날 이 대표는 수척해진 모습으로 양복에 '노타이'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팡이를 짚고 차량까지 도보로 이동했으며 신체 무리가 없다면 한 법원에 내려서도 휠체어 대신 도보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대표는 현장에 있던 의원단과 지지자들을 향해 짧게 손인사를 한 후 차량에 탑승했다.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서은숙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비서실장 등이 이 대표를 배웅했다.

전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대표는 변호인과 함께 법정에 출석할 것"이라며 "출석과 관련한 이 대표의 별도 입장문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지난 23일까지 총 24일간 단식투쟁을 이어왔다. 더 이상의 단식은 이 대표 건강을 심각하게 위해할 수밖에 없단 의료진 소견을 들어 단식을 중단하고 회복치료에 돌입, 이 대표는 이날 직접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다.

당초 이 대표가 건강 문제를 이유로 들어 일정을 연기하거나 직접 출석하지 않지 않겠냔 추측도 있었지만 이 대표가 의료진과 건강 문제를 협의 결과 직접 출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간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에 대비해 법원 측도 의료진을 현장에 대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직 제 1 야당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출석하는 장면에서부터 법정 내 공방전,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이르기까지 매 순간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이 대표는 전날 대의원들에게 보낸 추석 인사 메시지를 통해 "사즉생 각오로 국민 항쟁의 맨 앞에 서겠다"며 "어떤 고통도, 역경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넉넉하고 풍성한 마음으로 가득해야 할 한가위이지만 현재 국민의 삶은 고통 그자체"라며 "민생경제는 백척간두 위기다. 후쿠시마 핵 폐기수가 국민생명과 우리 바다를 위협한다"고 했다.

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언론 자유는 민주화 이전으로 퇴행중이다. 한반도에는 신냉전의 먹구름까지 드리웠다"며 "그러나 정권은 권력사유화와 이념 선동에만 날을 지새운다. 국민의 삶이 사방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지만 사과도, 책임도, 반성도 없이 오로지 남 탓뿐"이라고 했다.

아울러 "강물은 굽이쳐도 결국 바다로 흘러간다"며 "어떤 권력도 국민의 승리와 역사의 진보를 막을 수 없다. 저 이재명은 동지 여러분과 함께 정권이 파괴한 민생을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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