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6일째' 이재명 "병원 안 간다"…강성 지지자 '흉기 난동'

[the30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단식 투쟁 16일차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을 만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9.1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의료진의 입원 권고에도 단식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가 강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민주당 내 결집력은 높아지는 분위기지만,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을 끝낼만한 뾰족한 출구전략이 없다는 답답함도 감지된다. 장기화된 이 대표의 단식에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돌발 행동을 벌이는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단식 16일차를 맞은 15일 의료진으로부터 입원 권고를 받았다. 전체적인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돼 있고, 특히 공복 혈당 수치가 매우 낮아 건강이 매우 위험한 상태라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이 대표는 단식 2주차에 접어든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체력이 사실상 한계 상태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간간이 육성으로 전했던 메시지도 끊어진 상태다.

그럼에도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 대표가 의료진 권고에 따라 입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현재 이 대표가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매우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 대표의 의지가 강한 만큼 그를 강제로 병원에 데려가기도 어렵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대표 단식이 길어지면서 당내 결집력은 높아지고 있다. 계파를 가리지 않고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권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김성주·김성환·김용민·남인순·민형배·박주민·백혜련·신정훈·윤영덕 의원 등이 단식장을 찾아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이들은 '대표님 단식을 멈춰주십시오 이제 저희가 싸우겠습니다!'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손에 들었다.

이학영·전용기 등 민주당 의원과 원외위원장 20여명은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한 동조 단식에 나섰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단체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 국회와 전국 농성장에서 단식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의 의지가 완강해 단식을 멈춰 세울만한 뾰족한 수가 없다는 답답함도 당내에서 감지된다. 이날 단식장을 찾은 한 민주당 인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중간중간 건강 상태에 따라 계획했던 면회를 취소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은 걸로 안다"며 "언제 쓰려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로 보였다. 이 대표가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실장은 지난 13일 이 대표를 찾아 문 전 대통령의 우려를 전한 바 있다. 당시 노 전 실장은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단식장을 찾을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단식의 목표였던 정부·여당의 태도 변화는 이끌어내지 못했고, 이미 모든 의원이 단식 중단을 권유했는데도 효력이 없는 상황이라 문 전 대통령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문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치적 부담을 안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 단식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이 대표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연이틀 흉기 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쯤 70대 남성 김모씨는 국회 본청 민주당 당대표실 앞에서 흉기를 들고 혈서를 쓰려다 제압당했다. 김씨는 정상적으로 방문증을 받고 출입해 흉기로 자기 엄지손가락을 훼손해 혈서를 쓰려고 시도했다.

전날에는 오후 7시52분쯤 50대 여성 A씨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단식 농성을 벌였던 국회 본관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쪽가위를 휘둘러 경찰 2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영등포경찰서는 A씨를 체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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