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이 바이든·기시다를 만나는 진짜 이유

[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히로시마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맨좌측),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21일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3국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가진 게 많으면 두려움도 커진다. 1등에겐 자신의 순위가 바뀌는 것 자체가 악몽이다. 현실이 달콤한 만큼 공포도 크게 마련이다.

100년 넘게 전 세계 바다를 호령하던 '대영제국'이 그랬다. 19세기말 대서양과 인도양, 그리고 수에즈 운하가 영국의 손아귀에 있었다. 이를 통한 무역으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은 거대한 부를 쌓았다.

섬나라 영국에게 '해양 패권'은 돈줄인 동시에 생명줄이었다. 이를 빼앗기는 게 두려웠던 영국은 1889년 '2국 표준'(two-power standard)란 기준을 세운다.

해군력 2위, 3위 국가를 합친 것보다 강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만에 하나 2위와 3위가 힘을 합쳐도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처음엔 프랑스와 러시아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유럽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급부상한 건 독일이었다. 또 유럽 밖에서 영국의 해군력을 압도적으로 추월해버린 나라가 나타났으니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의 해군력 증강,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해양 패권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이때 영국은 의외로 얌전히 미국에게 왕좌를 넘겨줬다.

독일과의 싸움에 제 코가 석자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심지어 2차 대전 땐 미국으로부터 중고 구축함 50척을 받는 대가로 식민지의 해군기지들을 미국에게 양도하기도 했다.

그렇게 미국이 전 세계 해양 패권을 거머쥔 지 약 100년. 이번엔 미국이 챔피언으로서 새로운 도전자를 맞아야 할 입장이 됐다.

#2. 중국 해군의 전함 수가 미 해군을 앞지르는 건 언제쯤일까. 실은 이미 3년 전, 2020년에 추월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미국의 전함 수는 280여척이다. 반면 중국은 현재 340척 이상을 갖고 있다.

이 격차는 갈수록 커진다. 미국은 2045년까지 전함 수를 350여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반면 중국은 2025년 400척, 2030년 440척을 확보할 예정이다.

물론 중국의 전함 수가 아무리 많아도 미국의 첨단무기에 밀릴 것이란 반박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 해군전쟁대학의 샘 탠그레디 미래전쟁학 석좌교수의 생각은 다르다. "고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 이후 냉전 시대까지 28개 해전을 분석한 결과,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우위를 가진 쪽이 승리한 경우는 단 3차례에 불과했다."

해군 대위 출신인 탠그레디 교수는 "육상 전투와 해상 전투는 다르다"며 "고정된 전선이 없는 바다에선 소모전만이 유일한 전술"이라고 했다. 결국 전함의 수 자체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앞으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이 질문에 전 세계 국제정치학자들이 가장 많이 꼽는 3곳이 남중국해, 동중국해, 한반도다. 결국 대만 아니면 우리나라 주변에서 전쟁이 일어날 공산이 가장 크단 뜻이다.

#3. 우리나라와 일본에게 대만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북한도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에 따라 자동 참전하게 돼 있다. 북한이 주한미군의 대만 투입을 막기 위해 한반도에서 도발하면 우리나라도 본의 아니게 전쟁에 끌려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 일본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강조했듯 일본엔 유엔사령부 후방기지 7곳이 있다. 한반도 유사시 병참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본은 대만 문제의 직접적 당사자다. 일본 요나구니 섬은 대만에서 고작 110km 떨어져 있다. 오키나와엔 주일미군 시설의 70%가 몰려있다. 양안전쟁 개입시 일본의 피해가 우려되지만, 미국은 일본 없인 대만을 지키기 어렵다.

한미일 3국의 운명은 이렇게 서로 얽혀있다. 윤 대통령이 도쿄를 찾아가 한일관계를 정상화시키고, 상중에도 출국해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일 정상을 동시에 만나는 이유다. 동북아의 운명을 좌우할 주말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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