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친한파를 키우자

[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샘 리처드 미국 펜실베니아대 교수가 16일 서울 고려대 대강당 한국일보홀에서 '학생 중심의 교수학습법'(Putting Students at the Center of Teaching)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2022.5.16/뉴스1

#5년전 BTS(방탄소년단)의 세계적 성공을 예견해 화제를 모았던 샘 리처드(Sam Richards)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30년 넘게 인종과 민족, 문화에 대한 연구로 일가를 이룬 석학이다. 매 학기 8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그의 수업을 듣는다. 유튜브로 꼬박꼬박 찾아보는 이들도 전 세계에 퍼져있다. 그의 강의는 2018년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에미상(Emmy Awards)을 수상했을 정도다. 그런 그가 강의를 통해 한국과 한국인, 한류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을 공유한다. 이를 통해 미국 엘리트 사회는 물론 전 세계에 긍정적인 '한국의 이미지'를 각인한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친한파(親韓波)를 늘리는 데 있어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다. 한국의 공공외교가 눈여겨 봐야 할 지점이다. 외국 국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 전통, 문화, 예술, 가치, 정책, 비전 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국가이미지와 국가브랜드를 높여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2018년 5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반도 전문 싱크탱크 한미연구소(USKI)가 폐쇄됐다. 문재인정부가 연간 20억원 수준의 예산을 끊은 탓이다. 방만한 운영과 부실한 연구성과를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론 문재인정부가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38노스(38North)'를 불편해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38노스는 북한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웹 사이트로, 북한의 위성사진을 입수해서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 등의 징후를 포착하는 IMINT(영상정보)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북한의 눈엣가시였다. 한미연구소 폐쇄는 한·미의 정·학계 인사들을 위해 제공했던 '인적교류의 장'이 없어졌다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은 KDI국제정책대학원이 존스홉킨스 SAIS, 조지워싱턴대 등에 한국학 연구지원 등을 통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년 전공자 30여명에게 장학금을 '찔끔' 주는 수준에 그친다. 매년 수백억원을 써가며 워싱턴 조야에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일본에 애초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한미동맹 70주년이다. 친한파를 키워야 한다. 윤석열정부들어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그어느때보다 밀착해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데 이어 이달 18일에도 한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다. 여당 수장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달 미국을 찾아 한미동맹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통외교의 힘이 충만한 때다. 여기에 공공외교가 거들어야 한다. 민간차원의 원활한 교류협력을 위해서라도 워싱턴 조야에 공공외교 거점의 재구축이 절실하다. 그동안 근근히 버텨온 '공공외교 교육협력사업' 만으로는 힘에 부친다. 미국 현지의 민관 네트워크 복원을 위한 대대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외교부는 물론 기획재정부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한다. 미국에서 로비는 당연한 권리다. 국익을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수단은 모두 동원해야 한다. 한미연구소가 폐쇄된지 5년이 흘렀다. 문재인정부가 엎어버린 대미 공공외교. 흑역사를 이제는 바로잡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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