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소고기에 성주참외, 이번엔..." 與 '괴담 솎아내기' 집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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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녹색연합 관계자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위험성을 강조하며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3.06.07.

여당인 국민의힘이 '괴담 솎아내기'에 나서고 있다. 시민단체·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범람하는 가짜뉴스가 건강한 공론형성을 방해하고 사회적 낭비를 초래한단 이유에서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지적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을 향해선 과거 논란이 된 광우병 소고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자파 참외까지 거론하며 "괴담 유포를 멈추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이 지속 확대·재생산될 경우 국정운영에 차질은 물론이고 내년 총선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노동개혁의 일환인 근로시간개편을 두고서도 주69시간 논란을 빚으며 홍역을 치렀던 만큼 여론단속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확대 회의에서 정부와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 야당 비판공세에 대한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민주당이 지난 3일 부산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을 여는 등 장외투쟁에 나서고 "오염된 바다를 누가 찾겠나" 정부·여당을 상대로 여론전에 나선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다.

이날 회의에선 오염수 방류로 안전 우려가 커진 수산물 뿐 아니라 광우병 소고기, 성주 참외까지 언급됐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장외투쟁 벌이며 후쿠시마 오염수로 우리 어민들이 다 죽는다는 증명되지 않은 괴담을 주장한다"면서 "마치 미국산 소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려 죽는다고 했던 광우병 사태와 똑같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및 수산물수입반대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에서 국회의원, 서울시의원 및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2023.06.05.
성일종 우리바다 지키기 TF 위원장은 "전국 주요 종묘장에서 거래되는 치어 판매가 최근 한 두달 사이 거래절벽에 가깝다. 민주당이 우리 수산물을 '방사능 수산물'이라며 괴담을 퍼뜨린 결과"라며 "아직 방류는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민주당이 얼마나 방사능 괴담 퍼뜨리기에 열중했는지 벌써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 경북 성주군 참외 생산액은 2014년 3447억원, 2015년 4020억원으로 증가추세였지만 2016년 민주당이 '사드 전자파에 온 몸이 튀겨진다'며 사드괴담을 퍼뜨리자 3710억원으로 떨어졌다. 당시 참외밭을 갈아엎은 농가들만 큰 피해를 봤지만 민주당은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광우병 괴담 때도 마찬가지다. 미국산 소고기 먹고 광우병 걸린 사람이 전 세계에 한 명이라도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광우병 소고기와 사드 참외는 여권에선 반갑지 않은 단어다. 각각 이명박(MB)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지지율을 떨어뜨린 이슈였기 때문이다. 이 중 광우병 사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 첫 해인 2008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정에서 불거졌는데, 대규모 촛불집회로 이어지며 정부 비판여론을 키웠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3년 2월 발표한 역대 대통령 분기별 직무 수행 긍정평가 비교를 보면 이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8년 1분기엔 긍정평가가 평균 52%였지만 광우병 사태가 번진 2분기엔 21%로 급락했다. 해당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점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역시 한일관계 뿐 아니라 국민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문제가 결부된 만큼 광우병 소고기나 성주 참외처럼 논란이 확산할 경우 자칫 여권에 대한 비토정서를 키울 수 있단 관측이다. 여당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1ℓ 마셔도 된다"고 한 핵물리학 권위자인 웨이드 앨리슨(Wade Allison)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후쿠시마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강조하는 등 안전성을 보증하는 동시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방사능 수산물'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확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6.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윤석열 대통령이 제시한 3대 개혁 과제인 노동개혁과 관련해 근로시간 유연화에 나선 정부가 69시간제 숫자 프레임에 갇혀 2030세대의 오해를 사면서 제도 손질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도 여당의 괴담 솎아내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여당 초선의원은 "과거처럼 사람들이 가짜뉴스에 쉽게 휘둘리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도 "아무래도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려 있는 사안들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지난달 29일 발족한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시민단체 특위)가 시민사회 3대 민폐로 회계부정, 폭력조장과 함께 가짜뉴스 괴담을 퍼뜨리는 시민단체를 꼽은 것도 총선을 앞두고 국정 현안 관련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로 시민단체 특위는 가짜뉴스 괴담과 관련해선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함께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환경관련 문제를 집중 살핀다는 방침이다.

하태경 시민단체 특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특위 첫 회의를 마친 후 "사드 배치 당시 전자파 논란, 천성산 터널 공사 당시 도룡뇽 논란, 부산 기장군 해수 담수화 괴담 등 이런 사례를 조사해 상습적으로 괴담을 유포하는 환경단체를 국민께 알리겠다며 "환경단체가 중립적으로 얘기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단체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특위는 이날 오전 3차 회의에서 금한승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추가 자료조사 등을 통해 환경 분야 가짜뉴스 실태를 점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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