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낙마' 이래경, 민주당 혁신 '삐끗'…與·비명 '이재명 책임론' 제기

[the300](종합)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의 혁신 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이래경 명예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래경 국민주권연구원 상임이사가 2018년 3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헌과 직접민주주의 브루노 카우프만 초청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뉴스1 DB)2023.6.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위원회가 시작부터 난관을 맞았다.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 논란으로 내정 약 9시간 만에 자진 사퇴한 까닭이다. 혁신위원회를 띄워 2021년 당시 돈봉투 수사와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논란 등 당내 혼란을 잠재우고 당을 쇄신하겠다는 목표였지만, 인선부터 원점으로 돌아간 것은 물론 '이재명 리더십' 논란만 키운 셈이 됐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래경 명예 이사장의 사퇴에 대해 "이재명 대표 체제의 본질적인 결함"이라며 이 대표를 향해 "빨리 물러나는 것이 본인과 당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이래경 이사장에 대한 추천과 검증 과정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자세히 밝히고, 책임 문제도 분명히 물어야 한다"며 "당원과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사과는 있어야 되지 않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이 곪고 터지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온전치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의 혁신 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사단법인 다른백년의 이래경 명예이사장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으로 선임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 (더불어민주당 제공)2023.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 지도부 일부 인사들은 이래경 이사장의 선임 건을 공식 발표 전날인 4일 저녁쯤 공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비밀리에 진행되다 보니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 지도부는 과거 발언과 이력 등에 대해서는 검증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희는 당의 혁신, 쇄신 적임자가 누구냐만 봤지 사상 검증한다든지 과거 행적을 낱낱이 밝히는 등 먼지떨이 식으로 검증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특별히 불법과 비리가 있는지 정도만 검증했다"고 했다. 또한 "다소 강경한 태도와 입장을 견지해 오신 분으로는 이해했지만, 쇄신 자체가 결국 뼈를 깎는 고통 아니냐, 그렇다면 아주 온건하고 아주 평탄하게 살아오신 분과는 좀 더 결을 달리해야 하기에 그렇게 이해했다"고 했다.

한 당 지도부 관계자 역시 머니투데이 the300과 만나 어떤 경로로 추천받았냐는 질문에 "여러 사람이 추천했다"고만 했다. 또한 "성공한 사업가인 만큼 혁신에 적격인 인물"이라며 "논란은 사과하고 향후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는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당 지도부는 논란이 커지자 친명(친이재명) 인사도 아닐뿐더러 "자유인으로서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논란이 된 과거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위원장 해촉과 천안함 유족 및 생존 장병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위원장의 '천안함 자폭' 발언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이 위원장의 해촉) 얘기를 하나"고 했다가 비판받았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3.6.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래경 이사장의 사임으로 당장 혁신위원회 출범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 위원장은 더는 논란이 없는 인물로 선임해야 하는데 그 기준을 두고도 이견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개인적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혁신위원장을 반대한다. 외부 혁신위원장은 당 사정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당내 사정을 아는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인사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를 겨냥한 여권 등 공세도 이어진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행사 직후 천안함 최원일 함장 이재명 대표에게 다가가 '이야기할 것이 있으니 좀 만나자'고 말하는 장면을 무거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다"며 "'천안함은 자폭한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인물을 민주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 대표로부터,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이냐, 부하들 다 죽이고 어이가 없네'라는 막말 논평으로 호국영령들을 공개 모독한 권칠승 수석대변인까지, 민주당 지도부의 반헌법적 행태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적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과거 천안함 관련 발언까지 소환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장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혁신위원장은 천안함 자폭설을 굽히지 않았고 수석대변인은 천안함 생존 함장을 욕보였다. 유족들의 아픈 상처에 소금 뿌린 격"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부 발표와 입장이 같다'는 식으로 말한 게 떠올랐다고 천안함 유족들이 절규한다"며 이라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3월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천안함 피격이)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해 달라"는 천안함 유족의 질문에 "북한 소행이라는 게 정부 입장 아닙니까"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 이재명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내고 "이 대표는 그릇된 인사와 당직자의 망언에 대해 국민과 천안함 용사들 앞에 사과하고 천안함을 대하는 왜곡된 인식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권 대변인에 대해서도 "뒤늦게 발언의 잘못을 알았다면 진정으로 사과했으면 될 터인데 그마저도 변명으로 일관하기에 바빴다"며 "권 수석 대변인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수석대변인직에서는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날 오전 현충일 추념식에서는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이 대표를 찾아가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같은 여당과 당내 비명계의 비판의 목소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는 이날 현충일 추념식 직후 '권 수석대변인 발언과 이 위원장의 과거 발언 관련해 천안함 유족한테 한 말씀 해달라' '당 지도부 책임은 없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결국 민주당은 공식 유감을 표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흡한 점과 논란이 있었던 것에 송구하다"며 "검증 절차 등 실무적 부분을 보완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래경 이사장을 당내 혁신기구를 이끌 책임자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이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직후 당 안팎에서는 그가 '이재명 지키기 운동'에 참여한 점, 천안함을 자폭했다고 표현한 점 등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이 이사장은 임명 약 9시간 만에 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와 관련해 권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한 건지"라며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 원래 함장은 배에서 내리면 안 된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권 수석대변인은 해당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백브리핑을 마치고 이동하는 가운데 한 발언은 민주당 당직 인선과 관련해 천안함 유족 및 생존 장병의 문제 제기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책임도 함께 느껴야 할 지휘관은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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