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엄빠찬스' 의혹, 11명까지 늘었다…수사의뢰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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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스1) 이재명 기자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개혁방안을 논의를 하기 위해 자리에 착석해 있다. 2023.5.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내부 자체 조사 결과, 특혜 채용 의혹을 받는 전·현직 고위직 간부가 11명까지 늘어났다. 선관위는 문제가 된 고위직 간부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선관위는 30일 경기 과천 선관위 청사에서 노태악 선관위원장 주재로 긴급 위원회를 열고 특혜 채용 등 최근 불거진 의혹과 관련한 개혁방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31일 발표하기로 했다.

선관위는 이날부터 이틀간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선관위 혁신 방안과 채용제도 개선 등을 논의한다. 박 총장과 송 차장 등의 자녀 채용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위원회 감사 결과에 따라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내부 검토 중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자녀 특혜 채용 조사에서 4·5급 전·현직 고위직 간부 5명의 자녀가 선관위에 근무하고 있는 것이 추가로 확인됐다.

앞서 드러난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신우용 제주 상임위원, 김정규 경남 선관위 총무과장, 김세환 전 사무총장, 윤재현 전 세종 선관위 상임위원 등 전·현직 고위직 간부 6명에 더해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는 이들만 11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의 자녀가 선관위에 채용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 신고' 등의 절차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는 문제가 드러난 이들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선관위 전수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라 문제가 되는 간부들의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선관위 경력 채용은 2018년 26명에서 지난해 75명으로 4년 새 3배 가까이 불었다.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대형 선거를 앞두고 육아휴직 등 휴직자가 늘면서 인원이 부족해 경력 채용이 불가피했다는 게 선관위의 입장이다. 경력 채용이 간부 자녀가 지방 공무원에서 중앙 공무원인 선관위로 이동하는 통로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선관위 차원의 채용 절차 개선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위원장은 이날 긴급 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도적 개선에 관한 것들인데 자세한 내용들은 내일 전체적으로 감사 결과와 같이 발표를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기본 입장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응할 때까지, 방안을 고민하고 국민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국민께서도 믿어달라.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긴급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부패방지법에 근거해 선관위 자녀 채용과 관련된 신고 사건 접수됐기 때문에 현재 조사에 착수한 상태"라면서 "실태조사하겠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선관위에) 전달했고, 여기에 대한 선관위 입장을 내일(31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선관위의 특혜 채용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는 여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느 기관보다 가장 공정해야 할 곳이 선관위"라며 "공정이라는 잣대를 가지고 심판하는 입장에 있는 선관위가 무소불위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면서 이렇게 내부적으로 곪았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선관위가) 자체 조사로 하는 형태는 자칫하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일 수 있다""며 "내부 자체 조사가 아니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사무총장, 차장 정도 수준이 아니라 환골탈태하는 형태의 대대적인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 선관위원장은) 썩을 대로 썩은 조직에 칼날을 들이댈 용기와 배짱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도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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