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한 달 뒤…"친구야, 난 두 살 어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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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행정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찬성 241인, 반대 1인 기권 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22.12.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어난 해를 0살로 보고 생일이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더하는 '만 나이 통일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모든 국민이 매년 새해 똑같이 한 살을 더 먹는 '세는 나이'는 사라지고 많게는 2살, 적게는 1살씩 나이가 줄어든다.

법제처에 따르면 6월 28일부터 '만 나이 통일법'이라고 불리는 민법 개정안과 행정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이 시행된다. 민법 개정안은 나이를 계산할 때 출생일을 포함하고 만 나이로 표시하는 것을 명시했다. 행정기본법 개정안은 행정 분야에서 나이를 계산할 때 다른 법령에 별도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출생일을 포함해 만 나이로 표시하도록 했다.

만 나이 통일법은 우리나라의 나이 계산법이 복잡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12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국회 본회의 제안 설명에서 "기존 우리나라가 서로 다른 나이 계산을 사용해 법적, 사회적 혼란과 분쟁이 발생했다"며 "만 나이로 통일해 불필요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없애고 일상생활 속 혼란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이자 윤석열 정부의 대표 국정 과제"라고 말했다.

만 나이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건 모든 국민이 최대 2살에서 1살까지 어려진다는 점이다. 올해 생일이 지난 경우라면 1살이,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2살 어려진다.

또 정부는 민법과 행정기본법에 만 나이 계산과 표시 원칙이 명시됨에 따라 그동안 나이 기준 혼용으로 발생한 각종 분쟁과 민원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계약서와 법령, 조례 등에서 사용되는 나이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만 나이로 본다는 점이 누구에게나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일상에서 '세는 나이'를 쓰는 반면 법조문이나 계약서상에서는 만 나이를 주로 사용해 행정적, 사회적 혼선을 빚어왔다. 대표적으로 노사 단체협약상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으로 적혀있는 '56세'의 해석을 두고 법적 다툼이 발생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지난해 3월 11일 대법원은 단체협약 체결 동기(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 및 노조위원장의 공고문 내용 등 정황을 고려해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으로 적혀있는 '56세'를 '만55세'로 해석하며 '만 56세'로 해석한 원심판결을 뒤집은 바 있다.

나이에 따른 상비약 용법·용량 등도 혼동을 빚어왔다. 어린이 감기약 섭취기준이 "12세 미만 20ml"와 같이 표시된 경우, 국민의 건강·안전에 직결되는 의약품의 연령별 용법·용량('만 나이' 기준)을 '세는 나이'로 혼동하며 과다 복용할 우려가 제기돼왔다.

다만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초등학교 입학 시기와 국민연금 수령 기간, 기초연금 수급 시기 등은 현행 법령에서 이미 '만 나이'를 기준으로 규정된 사항이기 때문이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기존 발급된 각종 증명서도 그대로 유효하다.

한편 '연 나이'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청소년보호법과 병역법 등은 만 나이가 도입돼도 현행 제도와 같이 계속 '연 나이'를 유지한다. 청소년보호법의 경우 '만 나이'를 적용하면 같은 또래라고 해도 생일에 따라 음주 여부가 다르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연 나이를 만 나이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각 개별법의 정비가 필요해 '만 나이 통일법' 시행으로 연 나이 기준이 바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올해 상반기 중으로 연구용역과 의견조사를 진행, 소관 부처와 협의를 통해 올해 말까지 정비안을 마련해 정비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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