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다 대고 거짓말한다고" 정황근 장관…野 "한동훈 따라하지마"

[the300](종합)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관련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4.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정수준 이상 초과 생산된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언급하며 정부가 농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이 법안이 시장 기능을 무시한다고 맞섰다.

이날 전체회의는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지만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약 50분 늦게 시작했다. 이날 전체회의엔 여야 간사 간 합의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증인이 아닌 국무위원 자격으로 출석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 장관이 증인이 아닌 국무위원 자격으로 출석한 데 대해 비판했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위원장이 증인을 출석시킨 증인을 증인으로 부르지 못하고 국무위원으로 대접하라는 것 대해서 심히 유감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상임위에서 기관장을 증인으로 부를 수 없다"며 "부를 수 있다면 장관 개인 비리 비행에 대해서 증인으로 세울 수 있다"고 맞섰다. 정 장관은 "증인으로 오늘 오라고 했으면 올 이유가 없다"며 "어제 분명히 증인이 아닌 국무위원으로 오라고 해서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현안질의에선 개정안 중 '벼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 초과생산량을 매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야당과 정 장관이 맞붙었다. 정부가 양곡관리법 수정안에 대해 제대로 된 효과 분석을 진행하지 않은 채 재의요구를 했다며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애초 민주당 원안과 비교해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에는 '시장격리의무 면제 조항'이 담겼다"면서 "벼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 초과생산량을 매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김인중 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4.1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에 정 장관은 "재배면적이 늘어나서 생산량이 늘어나는데 어떻게 정부가 가만히 있을 수가 있느냐"면서 "법(개정안)에 그렇게 돼 있지만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답했다. 또 "쌀값이 떨어지는데 의무 조항이 없다고 가만히 있는 정부는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주 의원은 "농촌경제연구원은 경지면적이 증가할 경우엔 매입 의무를 면제하는 이 모델에 대해선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의원실에 보내왔다"면서 "그럼에도 장관과 총리는 마치 농경연이 분석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장관은 "이거는 어린아이들도 보고 있다. 거짓말 이런 얘기 하지 말아 달라"면서 "말씀을 막 하면 안된다. 어디다(대고) 거짓말, 거짓말한다고 하나"라고 발끈했다.

그러자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원장이 개입해 "장관, 한동훈 따라하지 마라"고 말했다. 소 위원장은 "요새 장관들 왜 그러냐. 여기가 싸우는 자리, 토론 자리냐"면서 "지금 국민들 여론이 좋지 않다. (현 정부) 장관들이 대정부질문 때 그러는 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정 장관은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했다. 소 위원장은 정 장관에게 재차 "나쁜 거 따라하지 말라"고 했고 정 장관은 "말씀을 과하게 하시지 않느냐, 제대로 질문을 해 주시라. (그러면) 성심성의껏 답변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시장기능을 왜곡한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올해 쌀 80kg 기준 20만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실질적으로 야당의원들 입장을 다 들어줬는데 왜 시장기능을 왜곡하는 법을 고집하냐"고 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쌀값 방어도 못 하고 다른 작물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도 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쌀값 방어도 못 하는데 강행하고 있다"며 "쌀 생산량 조절해서 다른 대체 작물로 가도록 하고 의무매입에 드는 비용을 스마트팜 육성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피켓을 부착하고 있다. 2023.04.11.
반면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매년 남는 쌀을 매수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쌀 과잉 생산된 부분을 매입해 주면 농민들이 질 나쁜 쌀을 재배해 (생산량이) 더 늘어날 것이다(고 하는데) 농민들이 이렇게 수준 낮은 그런 분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도 "(생산량을) 사전에 조정해 시장개입 요건이 안 되게 하라고 있는 게 법의 기본 취지"라며 "어떻게 재의요구를 하면서 매년 (재원이)1조원 이상 소요된다는 건 궤변"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론으로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결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3일 본회의에서 양곡법 재의결을 강력하게 추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재의결을 추진하더라도 당론으로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비공개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양곡관리법과 관련해서 재의 표결을 하면 부결시키는 것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지난달 23일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다시 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즉 재적 국회의원 전원(299명)이 출석한다고 가정할 때 가결되려면 200명 이상 찬성표를 받아야 하는데, 여당 의석이 100석을 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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