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 첫걸음"…尹정부, 무늬만 저출산? 370조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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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3.28.
대통령실이 약 7년 만에 대통령 직접 주재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 회의에 대해 "대장정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저출산 대책이라는 이름아래 370조원이 투입됐지만 실효가 없었다는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철저한 정책 '재구조화'를 예고했다. 효과가 입증된 대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이 사회문화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한 세대 이상이 걸리는 장기 과제인 만큼 저출산위 또한 상시 부처처럼 운용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2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윤 대통령의 저출산위 회의 주재에 "대장정의 첫걸음이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저출산문제는 사회문화적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편적 대응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 수석은 향후 정부의 대응방향에 대해 "200여개가 넘어가는 백화점식 정책들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철저히 평가하고 효과성 있는 것을 중심으로 선택해서 전반적인 정책수를 줄이고 재구조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정부에만 208개의 저출산 대책이 운영됐고 약 370조원(지방자치단체 50조원 포함)의 재정이 투입됐지만 백약이 무효였다는 판단에서다.

제도가 실제 현실에서 작동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춘다. 안 수석은 "새로 추가될 정책뿐만 아니라 기존 제도들, 예컨대 육아휴직이나 재택근무 같은 유연근로제 관련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차이가 있는 현실을 감안해서 모든 분야에서 모든 섹터에서 충실하게 (저출산 대책이) 활용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살피겠다. 보완장치는 고용부에서 적극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밀한 조사로 현장과 소통하고 당과 정부가 초기 정책 형성 단계부터 공조해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3.28.
이날 윤 대통령은 회의를 주재하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즐거움과 자아실현의 목표가 동시에 만족될 수 있도록 국가가 확실히 책임지고 보장한다는 목표 하에 과감한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한 재정을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말 막말로 저출산 문제가 해결이 안 되더라도 이 땅에 태어난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본다"고도 했다.

위원장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저출산위 회의는 2015년 이후 약 7년 만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운 수준까지 저출산 문제가 계속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저출산위는 대통령과 민간 전문가, 7개 부처 장관 등 총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선택과 집중 △사각지대·격차 해소 △구조개혁과 인식 제고 △정책 추진 기반 강화 등 핵심 4대 추진 전략을 정했다. '저출산 5대 핵심 분야 및 주요 과제'로는 △'촘촘하고 질 높은 돌봄과 교육'(아이돌보미서비스·시간제보육 확대·유보 통합 시행 등) △'일하는 부모에게 아이와 시간 확대'(일·육아 병행 지원 제도의 실질적 사용 여건 조성) △'가족친화적 주거 서비스'(신혼부부 주택공급 및 자금지원 확대) △'양육비용 부담 경감'(부모급여 지급, 자녀장려금(CTC) 지급액 및 지급기준 개선, 가족친화적 세법 개정안 마련) △'건강한 아이, 행복한 부모'(임신 준비 사전건강관리, 난임지원 확대, 2세 미만 입원진료비 본인부담 제로화) 등이 결정됐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왼쪽부터),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3.28.
기존과 다른 파격적 대책이 나오지는 않았다는 지적에는 선택과 집중 과정을 거쳐 완성된 정책이 속속 나올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서구도 보면 저출산이 시작돼서 굉장히 밑바닥을 치고 어느 정도 수준까지 회복하는데 한 세대 이상이 걸린 것으로 나온다. 어떤 특단의 대책, 개별적인 정책들의 단편적 조합만으로는 저출산을 단시일 내에 풀 수 없다는게 정설"이라며 "효과성이 과학적 근거가 있게 확인된 것을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과제를 받아서 숙성된 정책, 완성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대책이) 수백개 넘는 것으로 쪼개지면 수요자도 제대로 딱 맞는거를 알아서 쓰기가 힘들다"며 "백화점식으로 돼 있는 것을 몇 개 패키지, 효과성이 두드러지는 것들로 좁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들이 정리가 되면 부모급여로 통합해서 확대 지급할 수도 있고 아동수당 방식으로 연령대를 높여갈 수도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구체적인 방식은 효과를 따져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저출산위가 상시 부처처럼 수시로 소통하며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떳다방'(이동식 중개업소)처럼 그때그때 임시로 모이는 게 아니라 책임감 있게 지속적으로 정책 조율을 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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