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버틸 만큼 버텨"…방통위 구성 놓고 與野 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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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종합편성채널 조선방송(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3.22.
공영방송의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꾸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회부 의결을 두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여야가 차기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을 놓고도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방통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셈법이 복잡해졌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임기만료를 앞둔 안형환 방통위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최민희 전 의원을 내정하며 야당 몫 챙기기에 나선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의 기소 여부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23일 정치권과 검찰 등에 따르면 한상혁 위원장이 전날(22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에 부당 개입한 혐의 등으로 서울북부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현재 검찰은 한 위원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이달 내로 (한 위원장이) 기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선 한 위원장의 기소로 차기 방통위 구성을 둘러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는 30일 임기만료를 앞둔 안형환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민주당이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을 내정하면서 5인으로 구성된 상임위가 일시적으로 여당 1명, 야당 4명이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역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관급 위원장과 4명의 차관급 상임위원으로 구성되는 방통위 상임위는 대통령이 지명하는 2명과 여당 추천 1명, 야당 추천 2명으로 이뤄진다. 여당측 3명, 야당측 2명으로 방송사업·규제와 관련해 정부가 원활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하되 야당이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하지만 전 정부에서 마련된 현 상임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한 위원장과 김창룡 위원, 당시 여당인 민주당 몫의 김현 위원,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몫의 안형환·김효재 위원으로 민주당이 우세한 구도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일 민주당은 오는 30일 임기를 마치는 안 부위원장 후임으로 최민희 전 의원을 내정했다. 안 부위원장 자리가 야당 추천 몫인 만큼, 현 야당인 민주당이 가져가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최 전 의원 선임 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일시적으로 여 1, 야 4 구도가 될 수 있다. 이에 여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여야가 뒤바뀌면 추천하는 정당도 바뀌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처럼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과천=뉴스1) 김진환 기자 = 검찰이 16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의 종합편성채널 ‘티브이(TV)조선’ 재승인 의혹과 관련해 과천 정부청사 내 한 위원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전산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의 모습. 2023.2.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에 맞선 여당 추천 후보자를 내놓는 등 다른 방송 관련 쟁점사안들처럼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김창룡 위원의 후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하고 한 위원장의 기소로 업무가 정지되면 새 위원장을 내세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방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위원장이 구속기소 된다면 (직무를 정지하고) 위원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도 "한 위원장이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다는 뜻을 밝혀 왔지만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버틸 만큼 버텼고 더 이상 명분이 없다. 야당도 그걸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직위가 해제될 수 있다. 다만 한 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이고,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선 명확한 근거가 없어 해석이 분분하다. 야당에서도 이런 점을 들어 한 위원장에 대한 직무정지나 해임은 무리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혐의가) 결론 난 것도 아닌데 검찰이 기소만 한다고 해서 바로 직위해제를 하는 게 적절한가 생각이 든다"며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개입하기 위해 (직위해제) 조항을 억지로 찾아 검찰 동원해서 기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을 정리하면 그 후임 추천도 대통령 몫이니 (한 위원장 임기만료인) 7월에 할 것을 당길 수 있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만약) 한 위원장 직위해제를 시키지 못 하면 여당이 아무 일도 못 하게 (상임위를) 식물로 두고 (여야) 2대 2 구조로 갈 수도 있다"며 "여당은 어떻게 해서든 민주당 3인 구조는 만들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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