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준칙, 평행선 달린 與野…"빨리 도입해야" vs "굳이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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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3.3.1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야가 재정준칙 도입 여부를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여당은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재정준칙을 빠르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으나 야당은 현재 한국의 재정상황이 주요국들에 비해 건전한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4일 공청회를 열고 재정준칙 도입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이날 공청회에는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나원준 경북대 경제학과 교수,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부 명예교수,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13일 재정준칙 도입안을 발표하고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재정준칙 도입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초과할 때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2% 이내로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를 말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하루 빨리 재정준칙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과 튀르키예(옛 터키)를 제외하고는 모든 선진국들이 재정준칙을 도입했다"며 "언론과 국민, 국제기구들의 우려만 봐도 재정준칙 도입의 당위성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도 "하다못해 개인도 소비지출에 실링(천장, 지출 한계)을 두는데 국가에서 이를 안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문재인정부에서도 (재정준칙 도입 관련) 정부안을 냈고, 5년마다 한도를 재검토한다는 건 같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재정준칙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정부 때 한국형 재정준칙을 만들어 2025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발표했다"며 "새 정부들어 급하게 법제화해 당장 시행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방만한 재정으로 나랏빚이 늘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도 "IMF(국제통화기금)가 한국의 재정상태가 균형재정(지출과 수입이 같은 상태)이라 평가했고 국가신용등급 또한 AA-(피치, 13일)로 우량한 상태"라며 "재정준칙의 가장 큰 도입 이유가 재정건정성 강화라는데 (현 상태에서) 굳이 도입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김태일 고려대 교수는 "정상적으로 나라를 운영하는 국가치고 재정준칙이 없는 나라가 별로 없다"며 "지금 재정이 건전해서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국민연금이 현재 대규모 흑자를 보고 있으니 연금개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와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옥동석 인천대 교수도 "국가채무의 급격한 증가를 제한하는 재정준칙 입법화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재정준칙을 도입하면 대외적으로는 한국 재정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제고하고 대내적으로는 정치적 논의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나원준 경북대 교수는 "재정준칙의 기계적 준수는 사회정책과 복지재정을 우선적으로 위축시켜 불평등과 양극화를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기 쉽다"며 "고정된 숫자를 못박는 방식의 재정준칙은 독일도 심지어 2003년부터 최근까지 한해도 지키지 못했다"고 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국가부채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적을수록 좋다는 것인데 부채는 가장 적절할수록 좋다"며 "정부부채, 가계부채, 기업부채는 별도로 움직이지 않고 이중 하나가 낮아지면 다른 두개의 부채는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기재위는 오는 15일 경제재정소위를 열고 재정준칙 도입 관련 법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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