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정부가 장악하려 시도"…野, 대정부 공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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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 장관 뒤로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회원들이 피켓을 든 채 항의하고 있다. 2023.3.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해 국민연금이 역대 최저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록하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정치권에서 기금운용 방식을 둘러싼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야당은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에 주주권 행사를 자문하는 기구인 수탁자책임위원회(수책위) 상근전문위원에 검찰 출신 인사를 임명하는 등 정부가 국민연금 운용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관련 법안 발의를 시작으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공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국민연금기금 장악시도를 막겠다"며 "연금개혁이라는 중차대한 과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더 키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상근전문위원에 부장검사 출신 한석훈 변호사를 임명한 것도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한 변호사는) 국민연금공단이 보건복지부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연기금의 독립성을 부정하는 분"이라며 "이런 인물을 임명한 것은 정권의 연기금 장악 의도를 아주 노골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무효라는 시대착오적 주장까지 한 인물"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또한 수책위 상임/비상임위원 9명 중 자본시장연구원 등 전문가 단체에서 3명을 추천하도록 개편한 것도 비판했다. 현재는 사용자, 근로자, 지역가입자 등 국민연금 가입자 단체가 9명 전원을 추천하도록 돼 있다. 정부는 기금운용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지만 야당은 정부가 전문가 단체를 앞세워 개입 여지를 늘리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적 구성 개편이 결정되기 2주 전에 이미 보건복지부가 해당 전문가 단체에 공문을 보내 위원을 추천해달라고 했다"며 "말만 금융 전문가 추천이지 사실상 정부가 원하는 인사 리스트를 받아 뽑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례를 들며 "이런 참담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 국민연금기금운용 전문위를 설치한 것이다. 오직 전문성에 입각해 정권과 기업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으로 노후자금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윤석열정부는 박근혜정권의 잘못은 잊어버린 채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다시 국민연금에 어두운 손길을 뻗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소속 복지위 의원들은 국회에서 긴급 토론회를 열고 국민연금 기금운영 관련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복지위 소속 최혜영 의원은 같은 날 수책위 위원 9명 전원을 현행대로 가입자 단체가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현재는 시행령에 규정돼 있는데 이를 법률으로 상향 조정해 정부의 개정 시도를 막겠다는 것이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복지위 간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남인순 의원도 "오늘 토론회를 통해 목소리를 모으고 이후에도 복지위에서 지속적으로 현안질의 등을 해서 문제가 굳어지지 않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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