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키운다더니...세액공제 국정과제서 빠졌다

[the300]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5월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물리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자 제공)2021.5.19/뉴스1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종 확정한 국정과제를 보면 '핵심전략산업 육성으로 경제 재도약을 견인하겠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를 필두로 AI(인공지능), 배터리 등 미래전략산업의 '초격차' 확보를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대한 관심을 보인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세액공제는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위가 당선인의 뜻보다 세수감소를 우려한 기획재정부의 입장만 반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인수위가 윤 당선인에게 보고한 110대 국정과제 중 반도체 관련은 23번째로 비교적 상위권에 배치됐다. 이는 당선인의 강력한 경제성장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인수위 경제 1~2분과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다뤘다.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첨단산업인 만큼 △투자지원 확대 △인프라 구축 지원 △인허가 일원화 검토 등이 골자다.

이를 통해 오는 2027년에는 반도체 수출액이 30% 이상 확대(1700억 달러·약 215조2200억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정책은 이미 기존에 있는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구 반도체특별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등 경제계가 윤 당선인과의 회동에서 건의한 '반도체 시설투자 시 20% 세액공제'가 반영되지 않아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경제6단체와 만나 "요즘 전쟁은 총이 아닌 반도체가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7일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로 헬기 이동 중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바라보고 "반도체 산업 등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인 첨단 산업들을 더 발굴하고 세계 일류로 키워내겠다"고 거듭 강조한 이후 인수위는 현재 6% 수준에 불과한 세액공제의 확대 관련 논의에 돌입했다.

그럼에도 국정과제에 이같은 내용이 빠진 것은 최대 5조원(추정치)에 달하는 세수 감소와 함께 '삼성이나 SK와 같은 대기업을 정부가 지원해줄 필요가 있느냐'는 기재부의 부정적 기류가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도 지난해 반도체 산업 시설 투자에 한해 최대 50% 세액공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을 발의했으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 입장에서는 이를 추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선인의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를 인수위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선인은 지난주 KAIST 나노종합기술원을 찾아 "선거 때 '반도체 초강대국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다"고 재차 언급하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표출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7일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물리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3월 사퇴한 뒤 국내 주요 산업분야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자 제공)2021.5.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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