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文정부 '정책' 차별화…정권교체 구도 상쇄, 출구전략은…

[the3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부동산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정책 분야에서 잇달아 문재인 정부와 상반된 정책을 내놓는다.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하고 나오는 기울어진 대선판에서 현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거다. 여당 후보로서 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삼가면서도 현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민심을 수용하겠다는 메시지다. 정권교체 목소리를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인물 경쟁력에선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출구 전략은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이 후보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안 등에 강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관련 정책이 무리하게 추진될 경우 당정청 갈등으로 번지고 지지층 투표율에 장애물이 될 우려가 있는 탓이다.


文정부 공시가 현실화에도…이재명 '세 부담 늘리지 않는다' 결론, 방법론 고심


이재명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차별화하는 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보유세 동결' 정책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따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건강보험료 등 '비용 부담은 늘리지 않겠다'고 결론 내고 방법론을 고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내년도 보유세 산정에 올해 공시가격 적용 △재산세 및 종부세에 대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세 부담 상한선 조정 △공시가격과 연동된 건강보험료 등 부담 완화를 위한 조정계수 제도 도입 등이 논의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정책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는 21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아트센터에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와 대담 후 기자들과 만나 "양도세 중과 목적은 세금을 더 많이 걷거나 다주택자에 고통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고 다주택자가 주거 용도 외에 주택을 시장에 내놓게 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현 상태로 오히려 시장 매물이 나오지 못하게 막는 부작용이 일부 발생하기 때문에 한시적, 단계적으로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마이클 센델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대전환의 시대, 대한민국은 어떻게 공정의 날개로 비상할 것인가'의 주제로 화상 대담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피해 소상공인' 선지원후정산…피해 규모 '산정 후 지원' 文정부와 차별화


소상공인 손실보상 정책 역시 현 정부와 차별화한다. 이 후보는 전날 '선지원 후정산' 원칙 등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소상공인·자영업 지원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방역 조치 실시에 따른 영업제한·금지 기간 등에 따라 지원액을 미리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피해 규모와 계층을 선별해 사후 지원하는 방식으로 자영업계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불완전한 소득파악 시스템으로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이 많고 정부가 피해를 산정하는 기간에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후보는 또 임기 내 지역화폐 50조원 발행도 강조했다. 현금·금융 지원과 더불어 소상공인 매출 지원을 강조하면서다. 이 후보는 지난 예산국회 국면에서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두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수차례 각을 세운 바 있다.


'정권교체 구도' 상쇄 메시지, 후보 간 진검승부 하면…


대선을 70여일 앞두고 정권교체 구도를 상쇄하려는 메시지다. 부동산과 손실보상 정책은 현 정부의 실책으로 꼽히며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여론 환경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여권 지지층을 결속하고 임기말 문 대통령 지지율이 건재한 상황을 고려한다. 과거 인물을 비판하는 방식을 넘어 정반대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현안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하면서 성난 민심에 다가간다는 취지다. 정권교체 목소리가 사그라들면 후보 경쟁력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앞선다는 게 이 후보 캠프 판단이다.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엄수된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의 추모사를 듣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출구전략' 과제…극심한 당정청 갈등, 피로감 높인다


출구전략은 과제다. 이 후보의 정책을 둘러싼 당정청 협의가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갈등이 수위를 넘고 이같은 과정이 고스란히 노출될 경우 여권 지지층의 피로감을 높이고 여당 후보로서 역량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경제 정책 수장으로 공시지가 관련 당정협의에 이례적으로 불참하며 주목받았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올해 공시가격을 내년도 보유세 산정에 적용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총리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부 정책에 신뢰를 떨어져서 정부로서 양도세 중과 유예 부분들은 동의하기는 어렵다"며 "정부 정책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은 분들이 지금 시기에 여유 공간을 준다고 해서 그분들이 이렇게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건 조금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가 현 시점에서 국민들을 향해 자신의 분명한 철학과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당정 협의는 원내 영역"이라며 "당정 간 원활하고 합리적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시가격 관련 제도개선 당정협의에 참석해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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