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효과?…국회서 '추경' 진도 못 나가는 이유는

[the300][300소정이: 소소한 정치 이야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예비 심사해야 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들이 일정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4·7 서울·부산 보궐선거를 앞둔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의 결과다. 민주당은 이달 중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국민의힘은 면밀한 심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의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상으로 정국이 요동치는 점도 ‘추경 국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당 입장에선 더 이상 여당이 주도하는 정국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상임위 10곳 중 6곳… '추경 심사' 일정 못 잡았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추경안에 소관 사업 내역이 담긴 상임위는 기획재정위, 교육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보건복지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환경노동위, 행정안전위, 문화체육관광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여성가족위 등 모두 10곳이다.

이 중 산자중기위와 환노위, 문체위, 농해수위만이 ‘추경 스케줄’에 합의했다. 다른 상임위는 ‘3월 국회’ 법안 심사 일정은 물론 추경 예비심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일정에 합의한 상임위들도 추경안을 논의하는 예산결산소위 일정을 오는 16일 이후로 잡고 있다. 산자중기위의 경우 당초 이달 11일 추경안을 의결하기로 계획했으나 여야 논의 끝에 의결 날짜를 오는 16일로 늦췄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3.9/뉴스1




"이달 중 지급" VS "면밀 심사"…선거 둘러싼 '불꽃 튀는' 신경전



예결위 의사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늦어도 오는 15일 예결위 전체회의에 추경안을 상정하자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면밀한 심사를 거쳐 빨라야 오는 18일 상정이 가능하다고 맞선다.

4·7 보궐선거를 앞둔 여야의 치열한 신경전의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추경안을 신속히 심사해 이달 중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의힘은 면밀한 심사가 우선이라고 맞선다. 세부사업까지 80여개 달하는만큼 자료 분석에만 수일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3월 국회 의사일정을 두고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하지 못한 점도 명분이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비리 백서 발간 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3.9/뉴스1




LH 의혹, 윤석열 부상…野 자신감 'UP'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의혹이 불거진 점도 고려 대상이다. 여권을 향한 국민 여론이 싸늘한 상황에서 과거와 같이 여당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상도 ‘3월 국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권에서 강한 대권주자가 나온 상황에서 21대 국회 개원 후 어느 때보다 야당의 자신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이달 5일 ‘차기 대통령 후보로 누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나’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라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다. 지난 1월22일 실시한 같은 조사 대비 17.8%포인트(p) 급증한 수치다.(KSOI가 TBS 의뢰로 이달 5일 진행했다. 전국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응답률은 6.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뉴스1) =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기 만료를 4개월 앞두고 사퇴하면서 차기 검찰총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의 이름이도 총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22일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 2021.3.5/뉴스1



"선거를 볼모로" VS "선거용 현금 살포"



여야 간 수싸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일정이 합의된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 84조에 따르면 의장이 예산안 등을 소관 상임위에 회부할 때 심사기간을 정하는데 상임위가 이유 없이 기간 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해당 안건을 예결위로 바로 회부할 수 있다.

민주당은 선거를 ‘볼모’로 국민의힘이 추경 심사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신속 지급을 위해 정부와 물밑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4차 재난지원금을 ‘선거용 현금 살포’이라고 규정하고 현미경 심사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특별한 이유 없이 추경안 심사 일정을 지연시킨다”며 “선거를 앞두고 정쟁을 일삼는 야당 때문에 추경심사와 입법이 사실상 마비됐다”고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날 “각 상임위별로 꼭 필요한 지원인지, 빠지거나 형평에 어긋나는 게 없는지 철저히 챙겨서 빠진 것은 반영하도록 노력하시고 불요불급한 것은 삭감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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