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나선 국정원 개혁…'예산통제·정보감찰관'이 쟁점

[the300]

박지원 국정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7.30/뉴스1


또 이름 바뀌는 국정원...'이번엔 다르다'


국가정보원이 대외안보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꾼다. 1961년 중앙정보부로 출범한 이후 국가안전기획부, 국가정보원 등 간판을 가는 것은 3번째다. 국정원은 2017년에도 '해외정보원'으로 개명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번이 다른점은 국정원 '셀프개혁'이 아니라 정부와 협의하에 국회가 칼을 댄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30일 국회에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를 갖고 국가정보원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하기로 결정했다. 국정원개혁법안도 의원 발의로 입법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10월 내 처리를 목표로 입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의 국정원 개혁 모토는 '민주적 통제'다. 직무통제로써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넘기고 국내정치 개입도 법으로 금지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프랑스 해외안전총국(DGSE)처럼 첩보활동 등 정보기관 본연의 업무에 집중토록 한다는 의미다.

국정원은 군사독재시절 1971년 '인혁당 조작사건',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부터 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2014년 세월호 유가족 사찰 및 여론조사 의혹 까지 켜켜이 간첩조작과 정치사찰 기록을 쌓아왔다. 2005년 불법도청으로 국정원장이 구속됐고, 2017년 특수활동비 문제로 전 국정원장들이 구속되는 등 역대 국정원장 6명이 구속된 오명도 있다.

민주당은 국회 정보위원회가 야당과 국정원과 협의를 거쳐 국정원개혁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법안은 정보위 여당 간사이자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의원이 키를 잡는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스1


국회, 국정원 주머니 들여다본다


다만 법안에 들어갈 세부사항을 두고는 당과 국정원 사이 아직 이견이 남았다. 크게 △정보위의 국정원 예산 통제 강화 △감찰정보관 도입 △감사원의 국정원 감사권한 확대다.

김병기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과 통화에서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예산통제와 직무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대에서 국회 정보위원회의 위원 3분의2 이상이 국정원 예산 집행에 대한 지출 사실 증명을 요구하면 정보위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의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또 정보위 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국정원에 대한 감사원의 비공개 감사를 요구할 수있도록 했다. 이 법안은 국정원 개혁이 미완으로 끝나면서 자동폐기 됐다.

김 의원은 "정보위 위원 3분의2, 또는 5분의 4가 찬성하면 예산이든 직무든 국정원이 보고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하려 한다"며 "20대 때 의견접근을 봤던 안을 토대로 국정원과 더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보감찰관에 대해서는 "도입을 두고 국정원과 이견이 있다"면서도 "이번 당정협의에서 정보감찰관 도입은 향후 입법과정에서 계속 다루기로 (논의의 길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 비출신의 독립된 정보감찰관제를 도입해 내부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관여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도 강화된다. 유력한 안은 10년 이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현행법상 국정원 직원의 정치 관여죄는 7년 이하 징역과 7년 이하의 자격정지다. 


숨겨진 뇌관 '대공수사권' 삭제   


국가정보원/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도 숨겨진 뇌관이다. 당정은 협의했으나 대공수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래통합당과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클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해외 정보망이 부족한 경찰이 대처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기존 국정원 보다 대외 접촉이 많은 경찰이 대공수사에서 보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도 같은 이유로 지난 20대 국회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대공수사권은 우선 국정원이 계속 갖도록 했다. 


박지원 비공개 당정서 "당안 적극 수용" 


당에서는 정치인 출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새 수장을 맡으면서 전향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당정청 비공개 협의에서 박 국가원장은 당의 개혁요구 수준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국정원장은 "(국정원 개혁) 신속하게 추진방안을 모색해 국민이 믿고 성원하는 정보기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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