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입술 부르튼채 임을위한행진곡…5·18 제2묘역 첫 참배

[the300]

해당 기사는 2020-05-1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사상 처음 광주 동구의 옛 전남도청 광장, 지금의 5·18민주광장에서 치렀다. 이곳에서 민간이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어왔지만 1997년 국가기념일이 된 후 정부 공식 기념식이 열린 건 처음이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0.05.18. photo@newsis.com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유공자 자녀 등의 경과보고를 듣고 유가족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낭송을 들었다. 남편 고(故) 임은택씨를 5.18때 보내고 홀로 삼남매를 키운 최정희씨 사연에 400여명의 참석자 모두 숙연해졌다. 기념식 수어통역사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연단에 오른 문 대통령은 아랫입술이 부르튼 채 침통한 표정으로 준비한 기념사를 읽었다. 문 대통령은 "시민과 함께 하는 5·18, 생활 속에서 되살아나는 5·18을 바라며 정부는 처음으로 기념식을 이곳에서 거행한다"고 밝혔다. 광장은 5·18 당시 시민들의 '본부' 격으로, 역사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순서인 '임을위한행진곡' 제창에 동참했다. 오른손 주먹을 쥐고 박자에 맞춰가며 불렀다. 문 대통령 옆의 김정숙 여사도 주먹을 쥐어 내밀었다. '제창'은 참석자들이 다같이 부른다는 뜻으로, 과거 이 기념식에서 공식적으로 제창하느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질 만큼 갈등사안이 되기도 했다. 

기념식 주제는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로, '임을위한행진곡'의 가사 일부다. 기념식에는 5·18유공자 및 유죽 외에 각 정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재명 경기지사·김경수 경남도지사·권영진 대구시장 등 주요 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참석규모는 예년보다 줄였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 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1980년 전남대 1학년생이던 고(故) 이연씨 묘소가 있는 제2묘역을 찾았다. 고인은 1980년 5월27일 광주YWCA 회관에서 계엄군과 대치하다 체포됐고, 이후 구타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다. 2019년 작고했다.

문 대통령은 고인이 평소 "옆에서 총 맞아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 앞에 부끄럽다"고 했다는 부인의 말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고인의 딸에게 "아빠의 트라우마는 어쩔 수 없어도 우리 따님은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우리가 늘 묘역에서 기념식을 했는데, 처음으로 도청 앞 광장에서 광주시민 모두와 함께, 또는 국민과 함께 기념식을 치렀다는 데 의미를 둬 달라"고 말했다. 

5·18 묘지는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담화(5월13일)를 통해 조성이 공식 발표됐다. 1994~1997년 공사를 거쳐 유공자들이 안장됐다. 광주시가 관리하던 묘지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2002년 국립묘지로 승격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2006년엔 명칭이 '국립5·18민주묘지'로 변경됐다. 

본래 묘역(제1묘역)에 공간이 부족해지자 제2묘역이 2011년 조성됐다. 현직 대통령이 제2묘역을 직접 참배한 건 처음이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 제2묘역에서 고(故) 이연 씨 묘를 참배하고 있다. 고인은 전남대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 27일 YMCA 회관에서 계엄군과 총격전 중 체포되어 전신 구타를 당했다. 2020.05.18. since19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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