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말레이시아서 신남방 세일즈 "세계 할랄시장 석권하자"

[the300]"끌어주고 밀어주는 사이"..말聯 할랄 경쟁력·한류 주목(종합)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김성휘 기자 | 입력 : 2019.03.12 22:08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쿠알라룸푸르 원우타마 쇼핑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를 둘러본 후 우호교류 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2019.03.12.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3개국 순방중 두번째 나라인 말레이시아에 도착, 세계 할랄시장에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공동진출하는 등 새로운 성장엔진을 함께 만들자고 역설했다. 

말레이시아는 경제규모와 한국과 협력수준, 미래 잠재력 모두 이번 순방국 가운데 가장 크다. 신남방정책과 코리아 세일즈 외교를 내세운 문 대통령의 방문에도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종합하면 말레이시아는 허브, 할랄, 한류 면에서 한국에 중요 파트너로 부각된다. 첫째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우리나라의 네번째 교역상대국이고 아세안 지역 비즈니스 허브다. 우리나라 기업 300여개가 철강, 전자, 건설,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다. 1인당 GDP는1만달러 수준으로 천연자원과 산업 경쟁력, 우수한 인적자원을 동시에 가진 보기드문 국가다.

둘째 할랄 인증 공신력이 세계적이다. 말레이시아는 정부 주도의 할랄인증 등 할랄 육성 정책을 토대로 2조달러에 이르는 전세계 할랄시장을 선도하는 걸로 평가된다. 할랄은 음식 조리방법에 그치지 않는다. '이슬람식 율법에 허용된 것'이란 의미답게 서비스·문화·산업 등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개념이다.

이슬람교의 본거지인 중동·아랍 지역보다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이 발달한 건 다민족·다문화라는 특유의 배경 때문. 일례로 돼지고기를 즐기는 중국계와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무슬림이 공존한다. 자연히 무슬림 국민에겐 보다 엄격한 할랄 기준이 필요했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 할랄 시장은 세계 20억명의 이슬람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평가된다.

셋째 내년이면 한국과 수교 60주년을 맞는데다 한류의 인기도 높다. 이날 말레이시아 최대 쇼핑몰에서 한류스타들을 대거 초청, 한류와 할랄을 결합한 전시회를 연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쿠알라룸푸르 원 우타마 쇼핑센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 "2조달러 넘는 규모의 할랄시장은 양국 공동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쿠알라룸푸르 원우타마 쇼핑몰에서 열린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 한류존에서 배우 하지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19.03.12. photo1006@newsis.com
문 대통령은 "말레이시아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할랄 리더 국가이고, 한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류의 본산지"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할랄시장이 2022년 3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할랄 허브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한류가 협력하면 세계 할랄시장 석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메이크업 할랄 제품, 할랄 라면 등 성공 사례들을 더욱 확산시킨다면 할랄시장은 양국 공동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는 지금까지의 협력을 바탕으로 문화와 경제가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상생 발전의 시대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말레이어 "슬라맛 말람(안녕하세요)"으로 축사를 시작하고 "뜨리마 까시(감사합니다)"로 마무리했다. "알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는 말레이시아 속담도 인용, 양국 유대감을 강조했다. 한국에선 배우 하지원과 이성경(아모레퍼시픽 모델), K팝 아티스트 NCT 드림이 전시회에 참석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쿠알라룸푸르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화동에게 꽃다발을 선물 받고 있다. 2019.03.12. photo1006@newsis.com
문 대통령은 이날 밤 동포 간담회를 열어 기업인 주재원 학생 등 현지 교민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1966년, 말레이시아가 보내준 원조금으로 경기도 파주에 ‘말레이시아교’를 건설했다"며 "우리는 말레이시아가 동방정책을 추진할 때 1983년부터 2011년까지 3000여 명의 말레이시아 공무원과 기술자 연수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말레이시아의 동방정책과 우리의 신남방정책이 만나 양국 사이는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3일엔 압둘라 국왕이 여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고 마하티르 총리와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해 싱가포르 아세안 정상회의서 만났던 문 대통령과 마하티르 총리의 재회도 주목된다. 두 정상은 양자 경제협력 외에도 남북한 관계, 한반도 평화 관련 폭넓은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올해 93세로 1981~2003년 장기간 총리로 재임했다. 말레이시아는 1983년, 제조업 강국 한국·일본을 본받자는 '동방정책'(Look East)을 통해 산업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는데 이걸 주도한 게 마하티르 총리다. 그는 퇴임 15년만인 2018년 다시 총리가 됐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2일 쿠알라룸푸르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건배하고 있다. 2019.03.12. photo100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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