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내가 직접 돌겠다" 올림픽 외교도 탈권위

[the300]IOC위원들 인사 받는 격식 깨고 단상 내려가 '파격'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8.02.06 16:23
【강릉=뉴시스】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5일 오후 강원도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열린 IOC 위원 소개행사에서 "아리아리"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리아리' 구호를 소개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번 대회에서 서로 힘을 북돋으며 주고받은 인사말로 채택한 구호입니다. 이 구호에는 새롭게 미래를 만든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외교'에서도 특유의 탈권위 행보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강릉서 잇따라 열린 IOC 위원 소개행사(리셉션), 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리셉션은 올림픽 주최국 정상이 IOC 위원들을 소개받는 전통적 행사다. 보통 IOC 위원들이 단상으로 차례차례 올라와 개최국 정상에게 인사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축사를 마치고는 직접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플로어에서 IOC 위원들을 일일이 찾아가 악수를 나누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평창올림픽 정부합동지원단에 따르면 IOC 위원 소개 순서에 주최국 정상이 단하로 내려온 건 전례가 드물다. 문 대통령 본인의 뜻이었다고 한다.

행사를 준비한 평창조직위, 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는 리셉션 무대에도 공을 들여 문 대통령을 뒷받침했다. 우리나라 전통 문 형태로 무대 왼쪽 배경을 채웠다. 문 대통령이 무대 앞으로 걸어 내려가면서, 손님을 환영하기 위해 문 밖으로 마중을 나가는 모습이 만들어졌다. 올림픽 오륜 아래 산 능선과 바다 물결이 연상되는 무대배경은 각각 오대산 능선과 동해 바다를 의미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총회 개회식에도 격식을 깼다. 당초 시나리오는 5막으로 구성된 한류 문화공연이 끝나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내외가 곧장 퇴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무대 위로 다시 올라가 공연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바흐 위원장과 함께 서서 한복 입은 어린이를 안고 있는 사진은 이렇게 찍혔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IOC총회 개회식에서 공연단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8.02.05.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평창 정부합동지원단 관계자는 6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IOC 위원 소개 행사에서 대통령이 단하로 내려온 것은 외국손님들을 위해 직접 돌며 인사하겠다고 해서 형태가 바뀐 것"이라며 "IOC 총회 개회식에서도 공연에 대한 고마움으로 예정에 없던 격려를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낮고 편안한 경호를 강조한다.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콘셉트를 위해 세심하게 연출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 주변에선 대통령 의지가 '연출'을 뛰어넘는다고 말한다. 정상외교에서도 격식에 구애받지 말고 진심을 전달할 일정을 만들어보라고 직접 아이디어를 낸다. 자연히 파격적 장면이 종종 나온다. 청와대 경호처·의전팀이 처음엔 달라진 프로토콜에 애를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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