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7월 이후 '사드' 줄다리기…신뢰회복에 김정숙 역할 톡톡

[the300]관계회복 협의 결과+정상회담 선언까지 배경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10.31 11:59

김정숙 여사가 8월22일 오후 서울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중국 대표 거장인 치바이스의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가 김 여사와 함께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치바이스는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며 20세기 동아시아 미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가이다. (청와대 제공) 2017.8.22/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9월27일 청와대에서 추궈홍 주한중국대사(왼쪽) 내외와 중국을 대표하는 근대화가 '치바이스'의 작품전집을 살펴보고 있다. 김 여사가 치바이스 전시회를 다녀온지 한달 만이다.(청와대) 2017.9.27/뉴스1

한중 양국이 사드 문제를 포함, 관계 개선 노력을 본격 시작한 건 지난 7월이다. 양국은 특히 사드 문제는 일상적 외교가 아닌 결정권자간 소통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때부터 '터프한' 협상이 시작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1일 "협상 시작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서부터"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7월 독일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관계를 개선시키기로 원칙적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4개월여 양국 외교라인이 움직였다.

양국은 고위급 접촉에서 사드문제 해결이 관계 회복에 열쇠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중국 협상대표로는 쿵쉬안유 외교부 부장조리가 나섰다. 2014년 동북공정 관련, 또 중일 영유권 분쟁 협상에 참여한 실력파다. 이에 맞설 우리 측 인물은 청와대가 나섰다. 외교관인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이다. 외교 국방부 등 유관부처가 모두 걸려 어느 한 부서가 대표로 나서기 어렵고 '결정권자간 소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장조리는 흔히 차관보급, 안보실 차장은 차관급(수석비서관급)으로 통한다.

협의가 결과에 이른 열쇠는 양국 정부의 상호 신뢰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정부가 대외문제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신뢰할 만하다, 박근혜정부와 다르다고 그사람들(중국 측)이 언급한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사드 레이더가 중국 등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우리 측 설명을 신뢰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또한 이 같은 한국 설명을 뒷받침한 걸로 알려졌다.

우리 측이 중국 입장을 신뢰하는 대목은 사드 경제보복 등 재발방지 관련이다. 한중간 협의 결과에 이 내용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선언적으로는 '해빙' 무드가 됐다 해도 실질적으로 경제 구석구석에 온기가 도는 '난방' 모드는 아니지 않느냔 지적이 있다.

청와대는 그러나 "최소한 이 문제는 신뢰에 기초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협의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한중 통화스와프 등 일련의 눈에 보이는 조치들이 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한국 신뢰 회복에는 중국 유명 미술작가 치바이스의 국내 전시회에 김정숙 여사가 직접 방문,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뛴 것도 무관치 않다. 김 여사가 중국 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친서를 교환하는 등 비정치적 문화 교류에 나섰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가 치바이스전을 관람하고 추궈홍 대사 측에 여러 성의를 보인 것도 (중국측이) 고맙게 생각했다"고 전했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차확인했다. 또한 양국 군사당국간 채널을 통해 중국측이 우려하는 사드 관련 문제에 대해 소통해 나가기로 합의했다.2017.10.3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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