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야권은 국회 밖에서 촛불을 들어라

[the300]

"국회
내에서 촛불행진, 탑돌이도 아니고 좀 이상하지 않아요?"

야권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통과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야권의 노고를 설명하면서도, 국회 내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이같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아는 사람만 알겠지만 민주당은 지난 1일부터 밤마다 국회 내에서 촛불집회 및 행진을 해왔다.

그는 "도대체 누구 보라고 하는 촛불집회인지 모르겠다"며 "사진기자들 말고 국회 내 촛불집회를 볼 사람이 누가 있나. 대중에게 탄핵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촛불집회인데, 사진찍기 행사가 된 듯 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국회 내 촛불집회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썩 평이 좋지는 않다. 사람도 없는 컴컴한 국회에서 촛불을 드는 게 "기괴하다", "귀곡산장 같다"는 반응도 있다. 

실질적인 탄핵 가결을 위해서 새누리당 의원들의 설득이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국회 내에서 촛불을 든다고 해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포섭될지는 의문이다. 그 시간에 차라리 새누리당 의원 한 명이라도 더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게 효율적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집회의 핵심은 대중에게 뜻을 전달하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의사당 바로 앞에 있는 여의도역에라도 가서 매일 밤마다 촛불을 들었으면 어땠을까. 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탄핵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탄핵 반대 의원들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면 훨씬 효과적인 촛불집회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야권은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뚝심있게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 대응해왔다. 국회에서 24시간 농성을 하면서 탄핵 소추안의 표결이 사흘 앞둔 상황까지 끌고온 공은 충분히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촛불정국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민심을 받아들이고, 정치에 반영하는데에는 미숙한 측면이 있다. 민주당의 '나홀로 촛불집회'는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오는 9일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될 때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국회 내 촛불집회를 할 예정이다. 지도부를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도 '추위 속 야외집회'를 각오하고 한 말씀드린다. 국회 내에서 촛불을 들지 마시고, 국회 밖에서 촛불을 드시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일 오후 본회의를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2016.1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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