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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특별회계 대안될까 =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은 올해도 논란거리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 400조7000억원을 편성하면서 누리과정 예산을 따로 넣지 않았다. 대신 교육세를 재원으로 하는 지방교육정책특별회계(이하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누리과정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누리과정을 정규예산에 편성하라며 특별회계법을 반대하고 있다.

◇줄어든 건강보험료 국고지원 =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건강보험료 국고 지원금으로 6조8763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예산 7조974억원보다 2210억원 줄어든 규모다. 2007년 건보료 국고 지원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건보 누적 흑자가 지난 8월 20조원을 돌파하면서 운용 여지가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야당은 건보재정이 단기적으로는 흑자기조를 보이지만 고령화와 저출산 영향으로 재정지출이 늘면서 빠르게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건보료 국고 지원 관련법이 내년 말 일몰조항으로 폐지된다는 점도 화약고다.

◇‘제자리 걸음’ 가정양육수당 = 맞춤형 보육제도에서 지원되는 가정양육수당 인상 계획이 내년 예산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것도 공방이 불가피하다. 복지부는 내년도 가정양육수당 지원금을 올해보다 50억원 늘린 1조2242억원으로 사실상 동결했다. 복지부가 지난 7월까지 가정양육수당을 적정수준 지급해 가정양육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던 만큼 야당에서 책임 문제까지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부실한’ 부실기업 지원=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신용보증기금 차환기업 부실화에 따른 대규모 대위변제 부담과 관련해 차환 심사가 적정했는지를 따질 예정이다. 금융위는 대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지만 유동성 공급시 정상화가 가능해 보이는 기업을 위해 2013년부터 시장안정 유동화회사보증을 도입했다. 한라, 현대상선, 동부제철, 한진해운, 대성산업 등 5곳이 그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이렇게 지원받은 기업이 결국 부실에 빠져 신보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이를 우선 충당하기 위해(대위변제) 5204억원이 책정됐다. 올해보다 3317억원 늘린 금액이다. 금융위가 대우조선 정부지분(8.5%) 매각 세수입을 1482억원으로 내년 예산에 반영한 것도 과대계상 지적이 있다.

◇전력기반기금 부담금 요율 조정=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 부담금 요율 인하 논쟁도 뜨거울 전망이다. 매년 기금 규모 과다와 함께 요율 인하 필요성이 제기된 데다 여유자금은 더욱 늘어 내년 말에는 4조3304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통해 기금 사업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예정처는 “에너지 분야 재정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기금에서 대규모의 재정 지출 증가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국회도 지난 여름 기록적인 더위로 서민들이 ‘누진제 폭탄’을 맞으면서 어느 때보다 전력기금 부담율 인하 요구가 큰 상황이다.

◇외평채 추가 발행, 고? 스톱?= 내년 외국환평형채권 발행을 통한 국공채 수입 예산은 전년 계획액 대비 5800억 원 증액된 1조1500억 원이다. 작년보다 5800억 원 더 외환을 사들인다는 의미다. 정부는 올해가 외환 증액의 적기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초 외평채를 발행하면 2%대 금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역사상 최저금리다. 예정처는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우리 외환보유액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이며 경상 흑자로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스포츠·미르재단 여파? =  스포츠와 문화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이 정국 최대 이슈가 되면서 정부의 문화 스포츠 관련 예산도 정밀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역점사업 ‘코리아에이드(Korea Aid)’ 관련 예산도 이에 해당한다. 음식(K-Meal)·의료(K-Medic)·문화(K-Culture) 등 순회차량을 활용해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을 원조한다는 이 사업은 그간 일회성 홍보이벤트라는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아온 데다 최근 미르재단이 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업은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에서 50억1000만원 규모로 시범사업이 진행됐으며 내년엔 144억원이 책정돼 있다.

◇안보 위협, 국방예산 증액은 =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방 예산 증액도 숙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8일 당정협의에서 국방 예산을 당초 계획 대비 연간 2000억~3000억원를 증액키로 했다. 이를 통해 2020년대 중반까지 확보하기로 했던 이른바 3대 핵 미사일 방어시스템(킬체인, KAMD, KMPR)을 2020년대 초반까지 앞당긴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정부가 전체 지출을 늘리지 않는 한 다른 예산을 줄여야 증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진통에 불가피하다.

◇대폭 깎인 공공임대주택공급사업 =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 및 예산편성 문제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토부가 최저소득계층 및 저소득 서민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영구·국민임대 등 장기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예산(기금 출·융자)을 대폭 삭감해서다. 최저소득계층 및 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 확충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 같은 예산 편성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안전처, 지진 대응 예산 늘렸지만 = 경주 지역 지진 발생으로 국민안전처의 지진 대응 예산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안전처는 내년도 지진 대응 예산으로 55억91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 10억4700만원보다 4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그럼에도 늘어난 지진 대응 예산에서 건축물 내진 보강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예산 증액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